Daum
아직은 넘어야 할 벽이 많습니다.
인터넷이 마음의 벽을 허뭅니다.
다음에서 만나자.
서울랜드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거든. 그 시각, 문재인 대통령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있었다는 걸 돌아와 초저녁 잠을 자다가 알게 되었다. 휴대폰 '다음앱'에서 [속보]로 전해주었지. / '다음에서 만나자'하는 김규환 감독의 저 영상은 아마도 2000년쯤에 나왔을 거다. 다음 해거나 다음다음 해쯤에 나는 네이버를 담당하게 되었다. 네이버 CF를 제작하는 촬영장에서 '다음은 다음에 잘하겠다는 건가요?'하는 농담을 던지곤 했다. // '그저 문재인이 좋다, 그저 그의 정부를 '응원'한다'였는데 오늘 문과 김이 다시 만나는 장면을 보면서 몇 가지 단순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사람들은 평양과 판문점의 거리, 서울과 판문점의 거리를 반복해서 얘기했다. 트럼프 따위가 번복을 하는 건 별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같은 언어를 쓰는 나라로의 여행을 상상했다. '통일'이라는 개념보다 앞서는 것은 오고 갈 수 있다는 현실이었다. 현대의 대북사업은 그런 의미에서 위대하다 못해 거대한 것이었다. / 평양의 거리에서 브롬튼을 타는 상상, 내 성씨의 본향인 연주의 한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상상, 금강산에 올라 김밥과 사이다를 먹는 상상, 밤 열차를 타고 러시아로 유럽으로 칙칙폭폭... // 중국과 미국, 일본의 틈바구니 속에서 이런 상상을 한다. / 그래요, 아직은 넘어야 할 벽이 남아있습니다. 넘어도 넘어도 또 있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벽을 발견한 것만 해도 대단한 거잖아. 허물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