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미해서 베토벤이 죽었다 다시 살아나서 썼다는 그 악장 작품번호도 기억하지 못하겠다. 아무튼. / 죽다 살아난 개그맨 아저씨가 TV에 나와서 증언했다. 죽다 살아났지만, 죽은 건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어젯밤에, 패배했던 비딩프레젠테이션인데 꿈에서 클라이언트가 다시 연락이 왔다. 사실은 이긴 거라고. 난 너무 좋아서 그만 꿈에서 깨버렸다. / 잠이 들려고 누우면 자꾸만 뇌 속이 패닉이 되는 것처럼 물리적으로 암담해진다. / 어제 보험회사에서 날아온 연금수익률 문서를 보니까... 내가 매달 연금을 수령하려면 일흔까진 살아야 한다고 알려준다. 스트레스 때문에 난 예순까지 일 거 같아,라고 말했는데 아내가... 일흔까진 괜찮을 거라고, 하고 싶은 거 사고 싶은 거 다 사고 즐겼으니 스트레스를 온전히 받진 않았을 거라고. 아무튼. / 난 죽어도 여한이 없지만 그 스트레스에 부어 넣었던 연금은 모두 꼭 받고 죽겠다. 20년 동안만 준단다. 29년부터 20년. 일흔 너머까진 살아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