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 순댓국

안양 이야기 1

by 현진현

아내의 친구 중에 J가 있다. 듣게 된 바로는 J의 남편은, 아주 정의롭다. 한두 가지 에피소드만 있는 게 아니라고 한다.


어제 오후부터 조금 과장하자면 난 사경을 헤맸다. 크리스마스 아침에 [여행과 나날]을 조조로 보고 극장이 있던 건물에서 아침을 먹었는데 그게 탈이 났다. 왜 외식을 했냐고 묻는다면 좀 궁색하지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박찬욱관'이 있을 정도로 아트필름을 상영해 주는 극장이 동네에 있어 고맙고, 극장이 있는 건물도 고마운지라 그 건물에서 아침을 먹고 싶었다. 사실, 맛없지도 않았다. 탈이 날 줄 몰랐을 뿐. 난 순댓국을 먹자고 졸랐지만 고기냄새를 싫어하는 아내는 우거지곰탕 정도는 익스큐즈 했으므로 우린 소머리 국밥집에서 소머리국밥과 우거지곰탕을 먹었다.

스트레스성 소화장애를 달고 사는 나는 웬만해선 외부에서 밥을 먹지 않는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그 후 뱃속이 불편하고 열이 났다. 오늘 낮부터 서서히 회복하면서 겁도 없이 나는, 다시 순댓국을 먹자고 졸랐다. 밖에서 말이다. 아내는 반대하면서 순댓국 맛집을 검색하고 있었다. 잠시 후 우리는 꽁꽁 싸매고 'A 순댓국'을 찾아 산책로를 걷고 있었다. 반쯤 가다 아내가 말했다.

- 여보, J 남편이 말이에요. 다신 못 가는 순댓국집이 있는데요. 거기가 맛집인 거 같아요. 아씨 순댓국이었나?

- 그래요? 그럼 'A 순댓국' 말고 거기로 가요. 근데 J 씨 남편이 왜 다신 못 간다는 얘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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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명민함과 서사감각을 갖춘 전기작가가 되고 싶다. 사진에세이 [완곡한 위로]와 소설집 [음악단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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