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잘 있으니까 걱정 말아요]
불안한 시절에는 영화가 최고다.
보고 나오는 길에 뭔지 모를 안도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나는 영화 속 인물들보다 덜 위험하구나.
나는 영화 속 인물들보다 덜 불행하구나.
나도 영화 속 인물들처럼 부자가 돼야지.
나도 영화 속 인물들처럼 주변을 행복하게 해 줘야지.
이건 어찌 보면 '단순함의 힘'이다.
삶의 전부를 알 수 있는 것은 당사자뿐이다.
당사자도 놓쳐버리거나 할 것이고.
결국 영화라는 형식은 인생을 단순화시킨다.
단순화의 규격은 씬들의 총합이다.
좋은 영화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진실에 다가간 영화일 것이다.
멜라니 로랑이 주인공으로 나왔던 저 영화는
안도감을 주는 것을 넘어서 내 삶에 영향을 미쳤다.
'나도 영화 속 인물들처럼 주변을 불행하지 않게 해 줘야지'
오래전 한동안 싸이월드의 상태 메시지를
'잘 있으니까 걱정 말아요'로 써 두었다.
대체 어떤 여자에게 전하는 메시지냐고
옆에 있던 여자가 내게 가끔 물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