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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이런 말을 내뱉고 나면 약간 끔찍해진다.
이 표현은 영어의 '아~가릿'인가?
(영어로도 그다지 느낌은 좋지 않네요.)
단언컨대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말을 사람이 알아들을 리 없기 때문이다.
이건 뭐 역설이라고 해 두고.
(물론 또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어요' 같은
돼먹지 못한 말버릇보다는 낫다.)
사실 이 카피는 문자적 의미대로
'당신 말의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했어요'로만
활용하지 않는다.
'나는 너와 말다툼을 하려는 의도가 없어요',
'나는 너의 말을 잘 받들어 실행할 겁니다',
'네 말을 알기는 알겠다',
'네 말은 됐고, 그런데' 등
억양 이전에 굉장히 다양한 뉘앙스를 품고 있고
그렇게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
이 카피의 의미가 분화된 것은
인간관계의 각박함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상대방에 속절없이 엎드리거나 -
대화를 지속하기 싫거나 -
상대방의 의도를 깔아뭉개거나 -
자아와 자아의 충돌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어쩌면 충돌로부터
낭만과 시시콜콜한 재미가 탄생한다.
그러니 그녀가, 선배가, 팀원이, 친구가
길고 길게 잔소리를 늘어놓을 때만 쓰도록 하자.
아님 이렇게 물어올 때 있잖아.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어?"
그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