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기억

엄마의 품

by 현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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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엄마는 겨우 중학을 졸업했다. 정말, 나는 단 한 번도 그런 엄마를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내게 큰 상이 주어지는 시상식장에서 피로연이 열렸을 때, 엄마는 선생님과 인사도 나누지 않고 음식을 접시에 담아 구석 자리로 가셨다. 당연히 나는 엄마를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좋게 말해서 그것은 그날 상을 받은 내 논문에 대한 엄마 나름대로의 축하였다. 엄마는 그 케이터링 음식들을 맛있게 잡수셨다. / 엄마는 나를 가졌지만 나는 엄마를 가질 수 없었다는 존 레넌의 절규를 나는 태어나면서 알고 있었던 걸까. / 어느 날, 지렁이가 흙으로 돌아가기 위해 그 딱딱한 시멘트를 끊임없이 파다가 지쳐 죽는다는 얘기를 들은 그날, 나는 엄마를 만나기 위해 동해로 향했다. 시커메진 시멘트가 가로막는 줄 알면서도 엄마의 품 속으로 파고들고 싶었던 것인지 모른다. 동해로 들어서는 때, 문득 나는 어찌 된 일인지 엄마와의 추억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엄마도 그랬지만 나보다는 엄마가 더 잘 기억하긴 했다. // 엄마는 가만히 서서 웃고 계셨지만 내 품을 파고 들어오셨다. 기억의 힘이란 그런 걸까 생각하면서 나는 엄마를 꼭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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