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인간수업'을 봤다. 이틀에 걸쳐서 5회씩, 해서 10회를 모두 보았다. 뭔가 다큐성이라 내 취향에 맞았다. 조직폭력배가 등장하는 대목들이 만화 같은 것만 빼면, 설정들은 선과 악을 교조적으로 구분하지 않아서 볼만 했다. - 한 인간의 내면에 가서 선과 악은 공존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악마를 보았다
악마가 뭔지는 잘 모르지만 종종 내 삶에 등장한다. 등장의 순간, 나는 그를 악마라고 부르지만 그는 다행스럽게도 그저 악마에 가까운 인간이다. - '아는 사람'인 것이다. 그를 자세히 보면 악마성(性)이 보인다.
천사가 뭔지는 잘 모르지만, 역시 내 삶에 등장한다. 등장의 순간, 나는 그를 천사라고 부르지만 그는 예측대로 천사에 가까운 인간일 뿐이다. - '알고 보면' 사람인 것이다. 그를 보면, 천사성이 보인다.
드라마 인간수업의 세계관은 위의 두 패러그래프로 요약할 수 있다.
악마도 디테일이다
순전한 악마는, 어떤 '사회문화적 관점'에서는 발견할 수 없다. 그건 기이한 현상이고 비인간적 비사회적 현상이다. 바흐 같은 세계는 어쩜 순전한 천사의 세계다. 그의 카운터포인트는 조화를 창조할 수 밖에 없다. - 수학적인 것의 편향성이라고 해두자.
음악의 세계에서 순전한 악마는 있기가 힘들다. 라벨의 음악이 또 아름다운 것은, 악마와 인간이 만들어 내는 텐션 때문이다. 콘체르토 G장조의 2악장과 3악장을 대조해보라. 또 1악장 속의 텐션을 건져올려보라. 아, 그러지 말고 그냥 감상해보자. 악마적인 디테일은 그냥 둬도 도드라지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