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현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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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을 담당하는 분들이 광선 광선 할 때마다 어렴풋하게 나도 빛의 라인을 떠올렸다. 빛의 '선'은 사물이 만든다. 그런 게 좋다. 윤대녕 선생님 소설 중에 '빛의 걸음걸이'가 있다. 그건 더 좋다. 빛이 걷는 데에 사물은 동반자다. 함께 걷거나 서로를 부축해서 라인을 만든다. 빛은 어둠과 함께라야 우리 눈으로 들어온다. 그래서 광선이 좋은가 봐.

한때 (불과 몇 주 전이긴 하지만) 그림자를 찍어보겠다 다짐했다. 하지만 나는 사진가가 아니기 때문에 마음에 사물이 들어오면 마구 카메라를 들이댔다. 찍고 보면 그림자일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그림자가 어쩔 수 없이 있는 정도의 사물이다. 광선이 편안하게 드리우는 장면도 좋다. 다 좋다. 빛과 세상의 어우러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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