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는 정신이 누른다

김남호

by 현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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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는 정신이 누른다, 김남호


물론 제 생각과 비슷해서 골랐습니다.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좋은 글입니다. 작가의 표현 중 하나를 빌리면 보편성을 획득한 글쓰기 전략으로 썼어요. 작가에 따르면, 간편해진 영어에서 '마음'은 마음일 뿐이지만 원류인 독일어에서 'Geist 정신'은 '예술세계에 들어간 마음'까지 그 의미체계가 커져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합니다.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의 본질을 매우 쉽고 간명하게 드러내 주고 있어요. 이 책이. 사진은, 곧 찍는 자의 정신 그 면모입니다. (이런 워딩은, 제 개인적인 것이지만 뜻은 비슷할 거예요.) 그런 Geist로 찍은 사진들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책의 말미에 있어요. 작가의 사진은 수상을 여러 번 한 것 같습니다. 좋은 사진들인 것은 분명합니다만 작가노트라든가 작가의 작업과정 등이 노출되어 있어서 그런지 저는 큰 감동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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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를 통해서 각성한 대목은 튼실한 비유로 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에세이적인 면이 두툼하게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고요.

이 책을 소개하는 저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도 확장시켜서 좋아합니다만 무엇보다 저는 카메라를 몸에 지니는 순간의 총합들을 사랑합니다. 이 책의 작가도 저와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번 니체의 인생소회들이 등장합니다. 니체는 비유가 뛰어난 글쟁이여서 이 책의 읽을 맛에 도움이 됩니다. 책값은 18,500원인데 조금 더 얇은 종이로 살짝만 더 저렴하게 나왔으면 좋았겠단 생각도 듭니다.

요컨대 사진 찍는 분들 읽어볼 만한 좋은 책이에요. 삶을 사진에 더 진하게 의식적으로 묻히고 싶은 사진작가들은 꼭 읽어보세요.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