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Europe)이라는 <효도 관광지>

문화예술에 진심인 그들

by 늘근엄마골골여행

더 늙은 엄마와 이태리북부와 스위스

어릴 때 약속했던 "엄마 내가 크면 나중에 유럽여행 보내줄게"를 지키기 위해서 몇 년 전 감행했던 유럽 패키지.

인천 공항을 처음 가 보신 엄마는 경유하며 누워있던 외국인들에게 떡을 주고 싶다고 하셨다.

거지들 불쌍하다고...거지가 아니라 경유하는 사람이라고 했더니 왜 바닥에 누워서 자냐는 것이다.10시간씩 경유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우리보다 부자라고 설명드리니 그때서야 "희한하네"...그러신다.



유럽의 악명 높은 패키지 중에 그래도 조금만 보는 2개국을 택했어도 하루에 5시간은 최소한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가이드는 이 일정은 말 좀 하려고 하면 내린다고 버스시간이 너무 짧아서 여유롭단다. 둘이 네일아트를 하고 엄마는 사진 찍는 장소마다 네일 한 손을 앞으로 내밀고 이상한 포즈의 기념촬영을 하셨다.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네일아트여서 너무 좋으셨나 보다.

난 노인인 엄마핑계로 조금씩 재미없는 곳은 피해서 기념품 쇼핑을 좀 하려고 했는데 엄마는 다 봐야 한다며 정상까지도 펄펄 날아다니셨다.

희한하게 엄마가 제일 감동받았던 포인트는 스위스의 달력 풍경도 아니고 콜로세움도 아닌 바티칸의 화려한 장식과 천장화였다.

노인이라 박물관은 별로 일 것이라고 착각한 내가 좀 머쓱...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화려하게 천장에다 그림을 그릴 수 있냐고 신기해하셨다.

트레비 분수는 물 10, 사람 90의 전쟁터 같았고 코로나 전이라 어디를 가던 깃발 쫓아가기 바빴다.

패키지라 음식이나 숙소도 형편없었지만 그래도 엄마와 다른 어르신들도 마지막이라 생각하시며 피곤한 기색도 없이 즐거워하신다.

코로나가 끝난 후 로마를 다시 혼자 간 나는 아직 살아계시는 엄마와 같었던 바티칸에 또 갔지만 엄마 생각만 났을 뿐 더 많아진 인파에 치여 그다지 감흥을 못 느꼈다.


누구든 유럽을 처음 간다면 로마를 가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유적을 잘 보존해서 조상 덕에 먹고사는 그들이 참 부럽다.

언젠가 또 유럽을 가게 된다면 이태리 남부를 가보고 싶다.

이탈리아는 정말 넓고 볼 게 많아서 3분의 1로 끊어서 여행을 하면 제대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경제적 여유와 시간 적 여유가 많은 분들에게 그렇게 추천한다.

언제 떠나도 멋진 고대, 중세, 현대의 유럽.

부모님을 한 번 모시고 바티칸에 가보시라.

효도 제대로 했다고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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