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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닿 Apr 17. 2022

기다렸다는 듯 일이 쏟아졌다.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한 달 동안 나는 이만큼 성장했다. 앞으로는?

2월 말에 입사하여 이제 2달. 디자이너의 ㄷ도 모르던 내가 만 두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만든 작업물을 돌이켜본다.

명함, 리플렛 3종, 현수막 4종, 카탈로그 1종, 브랜드 로고 1개, 상품 상세페이지 4개, 메뉴판 리디자인, 포스터 4종.

그 외 사진 보정을 포함한 자잘한 디자인 업무가 이어졌다.

적어놓고 보니 이거 정말 2달 만에 일어난 일인가? 싶을 정도로 많이 달려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벌써부터 초창기의 작업물을 보면 '왜 이렇게 만들었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고, 아는 것이 없으니까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도 모르고. 앞으로의 타겟층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들이 주 방문객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로. 시간이 없다니까 퀄리티도 신경 쓰지 않고서 주먹구구식으로 디자인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워스트 디자인이라고 욕먹어도 할 말 없다.


리플렛을 처음 만들어봐서 사이즈부터 인터넷으로 검색하며 더듬더듬 만들었으나, 지류를 몰라서 오시도 찍히지 않는 잘못된 지류를 선택하는 실수를 저질렀었다. 다행히 부수가 많지 않아 자로 깔끔하게 접을 수 있었다.

글자를 깨뜨리지 않아서, 이미지를 포함시키지 않아서 몇 번이나 다시 수정하는 일이 벌어졌다. 모니터상과 실제 인쇄물과의 차이점을 인지하고 있으나, 실세로 보니 더 어둡게 나와 속상했던 일도 생겼다.

인쇄물을 만들 때마다 기본적으로 수정 전화를 5번 이상 하는 것 같다.

이렇게 실수를 많이 저질렀지만 그만큼 성장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입사부터 지금까지 쭉 달렸다 보니 면역력이 떨어지고 역병에 걸릴 만도...라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역병으로 고생했고 지금도 하고 있지만, 일주일을 정말 편안하게 보냈다. 이렇게 되돌아보며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2월, 3월, 4월. 각 달마다 인터넷 강의를 구입했다. 작업할 때마다 부족한 부분이 보였고,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강의를 구입하고 듣지 않으면 버려지게 된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고, 실무에 도움이 되는 강의다 보니 더 열심히 듣게 된다. 사수가 없지만 인강 선생님이 나의 사수라고 생각하며 듣고 있다.




 게을러서 항상 요행을 바랬다. '어떻게 하면 적당히 농땡이를 피우면서, 적당한 성적을 받을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실제로 공부했던 시간보다 성적을 항상 잘 받아왔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계속 게을러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며칠 벼락치기하면 통하는 시험과는 차원이 다른 밀도 높은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요행이 안 통하는 지점에 도달했다.

 프로세스와 요령을 통해서 손이 덜 가는 기능은 얻을 수 있겠으나 그것도 계속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야지만 가능하다. 왕도에는 항상 지름길이 없다고 한다. 미래를 바라보며 차근차근 밟아나간 하루하루가 어느새 처음이 보이지 않을 만큼의 성장을 이끌어냈다고들 말한다.

나도 인내와 끈기를 배워나가며 어느새 처음이 보이지 않는 성장을 꿈꿔나가도록 하겠다.

살다보면 한번쯤 지루하고 재미없는 고통을 왜 겪어야 하는지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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