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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닿 Mar 19. 2022

국문학 전공, 디자이너가 되었다.

사수가 없는 신입 디자이너의 삶

앞으로의 이야기는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이야기이기도 하며 과거의 일이기도 미래의 나를 위해 하는 일이기도 하다. 잘 나가는 사람들이 매일 하는 말을 그대로 인용하고자 한다. "어제보다 1%라도 성장한 나를 위해"


1. 디자인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가?

어머니의 우울증이 점차 좋아져 밖에 나갈 시간이 길어지자 계속해서 눈여겨보던 국민취업제도를 신청했다. 당연히 될 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되었다. 그리고 웹디자인&웹퍼블리셔 양성과정을 들었다. 맨 처음에는 적당히 컴활을 따서 서둘러 취업을 하자고 생각했던 나는 같은 건물에 있는 회계 컴퓨터 학원에 갈 예정이었으나 HRD 사이트를 이 잡듯이 뒤져 학원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일명 코딩 열풍이 부는 시기 아닌가. 그래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겸 나의 적성 하나를 찾을 수 있다는 가벼운 생각으로 학원을 바꿨다.

과정이 웹디자인이 있기 때문에 포토샵과 일러스트를 배우는데, 취미로 글과 그림을 그리는 활동을 했던 오타쿠로써 포토샵이 그리 어색하지 않았다. 일러스트는 완전 초면이었지만.

 그렇게 나는 디자인을 시작하게 되었다.

 

 2. 디자인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그런 이야기를 하기에는 내가 디자인을 시작한 지 겨우 반년이 조금 지났다. 그것도 처음 2개월만 디자인 툴을 배웠고 남은 3개월은 HTML, CSS, JS를 배웠다.

 심지어 디자인보다 코딩에 좀 더 재미를 붙였기 때문에 당연히 퍼블리셔로 취업을 생각했었다. 계속 구직 사이트를 둘러본 직업도 디자이너가 아닌 퍼블리셔였고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유료 인강까지 결제하며 공부하고 있었다.

 디자인 재능은 정말로 모르겠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재미있는 직업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천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천직이 존재하고 있는지?


3. 취업은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앞서 이야기했듯 국민취업제도를 통하여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당연히 직업상담사 선생님이 옆에서 함께했다. 혼자서 준비하던 것이 떨어지고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연락을 했고, 그 연락을 통해서 알선받은 곳이 현재의 회사다.

 

4. 들어와서 하는 일은?

작은 회사이기 때문에 디자인이 들어가는 일은 모조리 한다. 디자이너라고 말하지만 디자이너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기 때문에 툴러라고 할 수 있겠다.

 회사 내에서 디자인 툴을 가장 잘 다루는 사람.

 그게 바로 현재 내가 정의 내리는 나다. 앞으로 많은 것들을 하면서 성장하고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수정하면서 자라날 수 있지 않을까.


5. 비전공, 그것도 국문학도 디자이너라는 수식어에 대해서

 오히려 좋다. 사실 국문학 전공과 상관없이 '나'라는 사람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자잘한 일일수도 있다. 회사 톤 앤 매너를 생각하며 문장을 수정하고, 다듬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점. 맞춤법에 따라 고치거나 민감한 어휘와 유행어의 사용, 어감의 미묘한 차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역량 파악이 안 되어 있다는 점까지 오히려 좋다고 말한다면 이상할까. 한계점을 모르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사수가 없다는 점 또한. 인수인계를 받지 않아 폴더를 헤매거나, 결과물에 따른 코멘트를 받지 못해 아쉬움이 느껴질 때가 있지만, 스스로 공부를 더 하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인하우스 디자이너도 좋지만 에이전시에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안정적으로 옆에서 같은 직무인 선배에게 옆 눈길로 배우고 싶다는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코멘트받는 것을 사실, 못 견뎌하는 나에게는 이 환경이 오히려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가슴에 팍 꽂히자 정말로 지금이 오히려 좋다고 느껴졌다. 행운인 것처럼 느껴졌다.

 다닌 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이런저런 부딪침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능숙하지 못한 전공자이기 때문에 더더욱.

 디자인 역량은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익숙해질 테니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더욱 갈고닦아야겠다는 선언으로 글을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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