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닿 Jun 06. 2022

내가 사랑했던 이를 보내며 배운 것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

약 2년동안 사랑했던 사람을 보냈다.

그는 우울감에 취해 자기연민에 빠진 나를 열심히 살게 만들었고, 다시 웃게 만들었다. 만나면 자랑하고 싶은 떳떳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 주변에 많은 사람이 잘났고, 또다른 잘난 사람이 그의 곁에 있고 싶어하는 것을 보며 열등감과 호승심을 느끼며 나를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지금의 나를 보면 과거의 내가 놀랍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180도 변한 것은 아니지만 120도 정도는 변한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고마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끝에 보였던 그의 모습 때문에 결국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날 적었던 메모를 오늘 다시 마주하게 되자, 글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Photo by Marija Zaric on Unsplash


곁에 있는 사람이 제일 소중하다.

회피는 답이 아니다. 열심히 싸우고 멘탈을 단단히 붙잡아야 한다. 나를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자기방어는 중요하지만 쓸데없이 다른이에게 겨눠지지 않도록 언제나 뇌에 힘줘야 한다.

무엇인가 미치게 하는 원동력은 생각보다 별 것 아닐 수 있다.

나만의 창작물을 더는 미루지 말자.

열심히 운동하자.

뻔뻔하게 살자.

나를 사랑해줄 것은 생각보다 많고, 나부터 나의 후원자가 되어주자.

많은 표현을 하자.

포기하지 않는다면 실패가 아닌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다.


아직도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라서 자기확신이라는 것이 두루뭉술하게 있다. 어렸을 때 호불호가 심했던 나였는데 입맛이 변하듯 취향도 변하고 있어서 취향도 다 새롭게 맞추고 찾아가는 중이다. 경험을 위한 소비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아깝다고 느끼지 않는다.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은 많이 아깝고 짜증나지만 아무튼.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가? 무엇을 포기할 수 없는가. 뺏어간다면 그 사람을 죽일만큼의, 살심이 솟아날만한 소중한 것이 있을까? 등등의 질문을 하는 중이다. 금방 나오는 답이 있는가 하면, 잊고 있다가 한참지나서 답이 생각나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모든 답변을 하는 중이니 신기하고 재밌다.

 

커리어적인 측면에서도 꾸준히 고민중이다. 어렸을 적부터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달마다 꿈이 바뀌던 사람이 나였기 때문에. 나를 좋아하면, 나를 더 많이 알아가게 된다면 평생 하고싶은 일을 찾을 수 있을까. 싫은 일을 참고 할 수 있을까. '창작자로 살아가도 될까.'라는 질문을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될까?

 지금도 취미가 여러가지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사랑했던 이를 보내고나니 오히려 하고 싶은 것이 더 많아졌다. 그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제약이 되어버린 것일까. 그와의 만남을 즐기느라 해야 했던 일을 하지 않았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후회하고 있지 않지만 파도처럼 가끔 아쉬움이 밀려왔다가 사라진다.


 그렇다고 과거의 후회들에 잠기지 않을 것이다. 나에게 집중해야하는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것이다. 더 많이 쓰고,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 어떤 이보다 나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남을 그만 생각하기 위해서 그를 보냈던 것은 아닐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