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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목나무와 매미 Mar 24. 2024

범죄의 세계

<범죄사회>(창비, 2024)를 읽고

 <알쓸범잡>은 범죄를 주제로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범죄 전문가들이 주취 감경, 연쇄살인, 사이코패스 등 일반 시민들이 알지 못했던 범죄의 뒷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쟁쟁한 패널들 중 가장 돋보이는 건 역시, 현장에서 가장 많은 범죄를 접한 정재민 변호사였다.


 정재민 변호사는 판사, 법무심의관을 거치며 우리나라 사법제도의 중심에 있었다. 또한 유엔국제형사재판소에서도 일하며 우리나라와 다른 해외의 사법체계, 국제법 역시 직접 경험했다. 이러한 경험을 살려 우리나라 범죄의 현재를 <범죄사회>(창비, 2024)에 담아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범죄와 관련된 사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는 점이다. 범죄 수사 기법의 역사, 교도소의 의미, 보호관찰제도 등의 용어를 풀어서 설명하고 관련된 영화, 소설, 사례 등을 함께 제시했다. 덕분에 멀게만 느껴졌던 범죄 용어들이 더 친숙해졌다.


또한, 그동안 국민 정서와 맞지 않았던 법 감정의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특히 강력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사회에서 큰 화제가 됐던 '양형기준' 부분은 왜 이런 일이 생길 수밖에 없는지 머리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줬다.(물론-저자도 동의했듯이-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아직 마음으로는 깊이 이해하기 어렵긴 하다.) 법적인 관점, 사회적인 관점, 판사 개인의 관점 등에서 설명된 우리나라의 양형기준은 우리나라 판사들이 왜 기대보다 낮은 형량을 판결하는지를 친절히 알려줬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이러한 범죄, 사법체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상황을 분석한다. 과학기술의 발전 등으로 살인 등의 범죄는 감소한 반면, 마약, 사기, 성범죄 등의 범죄는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범죄들을 사례별로 보여줌으로써 범죄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서 사회의 각 구성원들이 어떻게 상황을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범죄사회>는 범죄를 바라보는 법조인의 시각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범죄를 좀 더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풍부해지는 법적 배경지식은 덤이다. 더 나아가 일반 국민들이 범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범죄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고민할 수 있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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