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있어도 걱정, 없어도 걱정
연차를 더 길게 낼 수 없었던 동생은 우리보다 나흘 일찍 귀국하기로 했다. 마지막 날 저녁 숙소에서 거하게 저녁을 먹었지만 동생은 뭔가 아쉬웠는지 밖에서 시간을 좀 더 보내자고 했다.
일찍 떠나는 동생을 위해 숙소 근처의 평점이 높은 식당에 갔다. 술 한 잔씩과 파스타, 타르타르를 시켰다. 동생은 한국에 돌아가는 것이 아쉬운지 아니면 출근을 하는 것이 싫어서 그런지 계속 가기 싫다는 말만 반복했다.
동생과의 마지막 밤이 지나고 동생이 떠나는 날이 됐다. 저녁 비행기라 한나절 시간이 있어서 몬주익 언덕에 갔다. 몬주익 언덕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열렸던 장소 중 하나로 우리나라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 금메달을 딴 곳이다.
몬주익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화려하게 세워진 카탈루냐 국립 미술관이 있다. 마침 미술관 앞에서 클래식 기타 버스킹이 열리고 있어 스페인 분위기를 느끼며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다.
몬주익 언덕에는 시립 수영장이 있는데 이 수영장의 독특한 점은 수영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풍광이다. 수영장에서는 바르셀로나 시내부터 멀리 바르셀로네타 해변까지 보인다. 수영장 옆에는 카페가 있는데 수영하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라 그런지 가격도 저렴했다. 가성비 좋게 바르셀로나를 마무리할 수 있는 곳이었다.
몬주익 언덕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해변 근처에서 마지막 만찬을 즐겼다. 스페인에서 꼭 먹어야 하는 먹물 빠에야와 감바스, 깔라마리 등을 푸짐하게 먹었다. 깔라마리는 스페인에서 먹었던 것 중 가장 맛있었다. 다행히 집으로 가는 동생이 맛있게 먹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동생은 공항으로 우리는 마드리드로 이동하기 위해 산츠 역으로 갔다. 동생을 보내자니 한 편으로는 시원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동생과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보니 신경 써야 할 일이 한 가지 줄어서 마음이 놓이는 면도 있었다. 하지만 동생이 여행에서 수행했던 역할들을 생각하니 '그냥 다 같이 집에 갈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5일 동안 렌터카 운전을 훌륭하게 했고 빌바오에서 차량이 통제됐을 때는 동생이 경찰한테 말해서 통제 구역 내의 주차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로그로뇨에서 주차장 카드가 먹히지 않았을 때에는 동생이 주차 관리인한테 찾아가서 이리저리 이야기한 끝에 주차 카드를 새로 발급받고 나올 수 있었다. 나랑 부모님만 있었다면 쉽게 시도하지 못했을 방법이다. 비록 신경질을 내고 컨디션 난조일 때는 모두를 눈치 보게 했지만, 동생 없이 부모님을 모시고 지낼 4일이 걱정됐다.
제이가족의 팁
1. 몬주익 언덕의 카페 쏠트에 가면 바르셀로나 전경을 감상하기 좋다.
2. 몬주익 언덕에는 성에 올라가는 케이블 카와 해변으로 내려오는 케이블 카가 있다. 두 개를 잘 구분해야 한다.
3. 산츠 역에서 기차를 타고 공항(T2)으로 갈 수 있는데 R2 Nord 기차를 타야한다. 동생은 같은 승강장에서 R2 Sur 기차를 잘못 타서 엉뚱한 데서 내렸다.
4. 바르셀로나 시내 교통 카드인 T-casual과 T-familar로도 기차 이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