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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목나무와 매미 Dec 29. 2022

진정한 교양이란?

<페터 비에리의 교양 수업>(은행나무, 2018)을 읽고

 교양(敎養)이란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교양이란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뜻한다. 때때로 사람들은 교양을 다른 사람과 자신을 차별화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교양의 유무로 사람들은 사회적 계층을 만들기도 한다. 과연 이것이 진정한 교양일까? <페터 비에리의 교양수업>(은행나무, 2018)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페터 비에리는 진정한 교양인은 깨인 자아상, 역사적 우연성에 대한 인정, 도덕적 감수성 등을 갖춘 사람이라고 말한다. 페터 비에리는 스위스 태생의 철학자이자 작가다. <삶의 격>으로 ‘독일 최고의 철학 에세이상’인 트락타투스상을 받았다. 또한 영화로도 제작된 <리스본행 야간열차> 등 여러 소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페터 비에리는 철학을 통해 인간의 정신세계를 인식하는 연구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페터 비에리의 교양수업> 역시 철학적 관점으로 교양을 풀어내고 있다. 


 진정한 교양을 갖춘 사람은 겸손하다. 그들은 교양이 있다고 해서 자신들이 타인에 비해 우위를 점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양을 갖춘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과 지식체계가 상대적이라는 점을 인식한다. 그렇기에 자신의 주장만이 옳다고 고집하지 않으며 다른 의견을 인식하고 수용한다. 또한 자신의 자아를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아상이 가지는 미완성성과 부실함을 여유 있는 자세로 받아들”(31쪽) 이는 태도를 갖는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때문에 자만하지 않는다. 


 동시에 진정한 교양인은 나와 다른 점을 가지고 있는 타인과 세계를 수용한다.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에 호기심을 갖도록 하고 그들의 입장이 되어보게 한다. 이를 통해 도덕적 감수성을 기를 수 있다. “만일 내가 다른 직업을 가지고 다른 사회계층에서 성장했다면 어땠을까 상상”(24쪽) 해 봄으로써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길러준다. 


 그렇다면 진정한 교양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문학을 읽으면 된다. 문학은 세상에 대한 경험들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우리는 문학을 통해 그 안에 압축된 다양한 군상을 만날 수 있고, 내가 실제로 살아보지 못한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 세계를 어떤 방식으로 대면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자신의 내부와 외부 세계를 대하는 태도, 진정한 교양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사전적으로 교양은 품위를 뜻한다. 품위는 사람이라면 갖추어야 할 자질들이다. 우리나라가 경제적, 문화적으로 성장하면서 스스로를 교양인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독서, 여행 등 견문을 넓히는 활동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 우리 사회는 진정으로 교양 있는 사회일까? 잘 모르겠다. 아직은 다른 사람의 모습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배척하는 것이 편하고, 내 의견의 반례보다 내 의견을 지지하는 근거를 찾아 읽는 것이 더 만족스럽다. 이는 진정한 교양인의 모습이 아니다. 자신의 아집을 내려놓고 세상의 다층적인 모습을 수용하고 포용하는 자세가 되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교양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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