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사소 20-11
밖에 나가 볼 별이 있는 밤에도
찌릉대는 벌레소리와 햇빛이 창문에 아롱질 때도
그래서 한참 부푼 미소를 짓다가도
무릎을 감싸고 옹송그린 그 아이를 생각지 않을 수 없어 행복하지 않으려는 아이를 사막이나 북극을 찾아다니는 아이를
나는 그 슬픔을 말리지 않아
아무도 봐주지 않을 때 내가 들여다보겠다고 약속해
너 빼고 즐겁지 못하니까 널 두고 덜 즐기겠다고
등을 맞대고 다른 풍경을 감상하면서
네가 주는 젖은 쪽지들을 다 읽을 거라고 찢지 말고 내게 건네달라고
맞은편에 있지 않잖아 우리
사이에 건널 아무것도 없고 우린
닿아있고 다만 같은 세계의 정반대쪽들을 보고 있을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