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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나 Aug 27. 2020

4분 장벽: 나는 매일 나를 발견한다.

[2020.8.20~25] 미라클 모닝 일지





개학을 하고 나니 역시 내 마음처럼 글이 써지지 않는다.
미라클 모닝 일지를 일주일에 두 번씩 올리기에는 하루가 바빠졌다.
앞으로는 일주일에 한 번 일기와 독서 위주로 모아서 올리기로 했다. :-)
 




August 20.



  어제 운동 역시 최고였다! 달리기의 즐거움을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중이다. 2.6km를 달렸으니 이제 목표치인 논스톱 러닝 3km까지는 400m!! 남들에겐 ‘그까짓 게 뭐’ 싶을 수도 있지만 1km도 못 달리던 나에게는 어마어마한 발전이다.
  달리기를 매일 한 것도 아니고, 그 짧은 시간 동안 근본적인 심폐지구력이 일취월장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오히려 잭 D. 핫지의 <습관의 힘>에서 읽었던 4 장벽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과거에 사람들은 1마일을 4분 안에 달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막상 4분 벽이 깨지고 나서 46일이 지나자 사람들이 끊임 없이 그 장벽을 깨뜨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대부분의 육상 선수가 4분 장벽을 넘어섰다. 내가 무엇을   있다고 믿는가,   없다고 믿는가. 이것이 가능과 불가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나는 달리기를 하며 느끼고 있다.




  <나를 용서할 수 있을까> @탁월함은 기본에서 시작 (from Brunch)


  연재소설이다. 한동안 소설을 잘 읽지 않았는데 오늘 브런치 나우의 글을 살펴보다가 1편부터 27편까지 내리읽고야 말았다. 요즘 어떤 드라마를 보아도 그다지 재미를 못 느꼈는데 이 글은 카페에 앉아 한 자리에서 멈춤 없이 읽어 내렸다. 다 읽고 정신을 차려보니 그제야 옆 자리 아주머니들의 수다 소리가 들렸다. 왜 그렇게 빠져들었을까. 나 또한 어쩔 수 없는 며느리인 걸까? 참고로 나는 시월드라고 부를만한 일은 겪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너무나도 감사한 시부모님들을 갖고 있다. 분명히 내 이야기가 아닌데도 내 이야기 같은, 적어도 내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 같은 심리적 몰입도가 대단했다. 대학원 수업 때 성공적인 문화 콘텐츠는 독창성과 함께 보편성을 지녀야 한다고 했던 것이 떠올랐다. 아이러니하지만 사람들은 새롭고 특이한 무언가를 원하면서도, 익숙하고 경험해본 것에 대한 애착이 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글을 쓰고 싶다.






August 21.



  첫 알람을 듣자마자 바로 깨어났다. 두 번째 알람은 필요 없었다. 나는 하루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본다. 왼쪽으로 누웠다 다시 일어나는 풀잎과 줄기들. 살짝 열어둔 창 틈새로 초록 아침이 들어온다. 멀리서 출발하는 버스의 바퀴 소리, 브레이크 소리, 엔진 소리가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부지런한 이들을 떠올리게 한다.

  개학날이다. 어차피 아이들은 만나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도착해야 하는 의무를 다시 지게 되었다. 그것이 싫지만은 않다. 현실의 적절한 무게감은 나를 더욱 성실하게 만든다. 다만, 직장에서의 8시간이 내게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퇴근을 기다리며 대충 시간을 때우거나,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진이 빠져 돌아오는 내가 아니기를 바란다. 하루의 1/3인 직장에서의 시간 또한 오롯이 내가 원하는 대로 살고 싶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서지 못한다고 했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좋은 교육을 하기 위한 선행조건이다. 성장하자. 나와 나의 일을 위해서.




  <열두 발자국> 정재승



“우리는 평소 길을 잃어본 경험이 별로 없죠.
길을 잃어본 순간, 우리는 세상에 대한 지도를 얻게 됩니다. 우리는 적극적으로 방황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학교는 지도를 읽는 법을 가르쳐 주는 곳이지 지도를 대신 그려주는 곳이 아니다. 지도는 세상에 나가 내가 직접 그려야 한다. 아무도 내 세상의 지도를 대신 그려줄 수 없다. 집단적 선택 안에 있을 때 나약한 개인은 안전함을 느낀다. 타인의 욕망을 나의 욕망인 줄 착각하도록 부추기는 세상이다. 젊은 시절에 자신만의 지도를 그리지 못하면 40대, 50대, 60대가 되어서도 남의 지도를 기웃거리게 된다. 누군가가 길을 물어보면 나의 지도를 보여주며 ‘나는 이 지도로 내가 갈 곳과 머물 곳을 정했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August 23.



  글을 쓰는 것이 재미있다. 소재를 찾아내려 내 속을 휘젓는 것도 재미있고, 중간중간 다음을 어떻게 이어나갈지 스스로를 쥐어짜는 것조차 묘하게 즐겁다. 그러다 어떤 문장이 탁 하고 바통을 이어받으면 그간의 스릴이 짜릿함으로 변한다. 그렇게 한 편을 완성하고 마침표를 찍으면 이런 것이 모두 내 안에 있었나 싶다. 글쓰기는 발견이다. 나는 매일 나를 발견하고 있다.

  발견이란 존재가 선행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내 안에서 무언가 발견되기 위해서는 내가 그것을 외부로부터 받아들이거나, 창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나는 독서가 절실하다.

  나는 독서량이 많은 편이 아니다. 중학교 입학 후 입시에 발을 들인 후로 독서량은 거의 0에 수렴했다. 대학에 가서 간간히 책을 읽었고, 사회에 나온 뒤에는 1년에 손가락 다섯 개도 다 접지 못할 만큼 독서량이 저조했다. 독서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작년부터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독서를 조금씩, 더 많이 내 일상으로 들여오고 있다.   




조용한 주일 아침, 혼자 읽는 성경.



잠언 4장 23-27.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구부러진 말을 네 입에서 버리며 비뚤어진 말을 네 입술에서 멀리 하라. 네 눈은 바로 보며 네 눈꺼풀은 네 앞을 곧게 살펴 네 발이 행할 길을 평탄하게 하며 네 모든 길을 든든히 하라.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네 발을 악에서 떠나게 하라.

15장 13-17. 마음의 즐거움은 얼굴을 빛나게 하여도 마음의 근심은 심령을 상하게 하느니라. 고난 받는 자는 그 날이 다 험악하나 마음이 즐거운 자는 항상 잔치하느니라. 가산이 적어도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크게 부하고 번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진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





August 24.



  모기와 더위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내가 잡은 모기가 나를 물었던 놈이 아닌 것 같아 분했다. 뒷목이 축축했다. 땀이 뻘뻘 날만큼 더운 것은 아니었는데 속에서부터 차오르는 뭉근한 더위라서 참기가 더 힘들었다.
  에어컨을 켜고 차가운 소파에 누웠다. 슈나우저 인형을 끌어안고 눈을 감았다. 자고 일어났을 때 부디 목에 담이 오지 않기를 바랐다. 소파에서 잔 것 치고는 개운한 잠이었다. 1시간 반 정도 잔 것 같은데 최고는 아니지만 나름 기분은 좋다.
  문제는 6시 20분에 일어나 루틴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금 시간이 7시 10분. 독서 루틴은 학교에 도착해 해야 할 것 같다. 죽을 한 그릇 먹고 출근하고 싶었는데. 가능하게 하자!

 긴급한 것보다 중요한 것부터.






August 25.



  9:30 어제 일찍 잠든 덕분에 새벽 5시 기상이 그리 힘들지 않았다. 더 자면 잘 수도 있었겠지만 일찍 일어나 더 여유롭고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한여름이지만 새벽 5시의 하늘엔 빛이 드물다. 그런데 30분 만에 동이 트고, 5:44 어느새 날이 밝았다. 까맣게만 보이던 창 밖 풍경이 점차 형상을 드러낸다. 조화로운 아침이다.
  어제 가지 그라탕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야채가 잔뜩 들어가는 데다가, 맛도 좋았다. 오늘 아침 한 번 더 만들어서 먹고 점심으로 가져가야겠다. 야채를 많이 먹자.
  등교일이다. 다음 주부터는 주당 2일 등교다. 일단 오늘은 개학 후 첫 등교일이라 수업 부담은 없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방학 과제를 걷고, 미술 활동과 영어 교과 수업이 있다.
  출근일의 미라클 모닝은 방학 중의 여유로운 모닝 루틴과는 다르다. 일단 1시간 안에 끝내야 하기 때문에 이래 저래 늘어지는 부분이 없어야 한다. <명상 5-10분, 요가 10분, 확언/상상 5분, 일기 15분, 독서 15분, 전환 시간 5분> 충실한 1시간이 되게 하자.




<열두 발자국> 정재승 pp.66-67



  정재승 박사는 대학에 입학해서 ‘인생에서 반드시 이룰 세 가지’를 정했다고 한다. 하나는 당장 죽어도 후회하지 않을 사랑을 한 번 해보는 것. 두 번째는 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모두 읽고 자신이 평생 답을 구할 질문을 하나 찾겠다는 것이었다. 마지막 목표는 죽기 전에 남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뭔가를 하나 기여하겠다는 것이었다.

  일단 대학에 들어가서 인생의 목표를 정할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에 놀랄 수밖에 없다. 나의 스무 살은 좌절과 낯섦, 서툰 연애와 잘못된 열정으로 점철되어 있다. 수능에 실패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세상이 원하는 대로 진로를 정했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었다. 대학교에 적응하지 못했으며, 그런 정신적 스트레스들을 연애에 집중함으로써 회피했다.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시기였다. 그런데 누군가는 대학에 들어가 인생을 관통하는 목표를 정했구나. 그것도 세 가지나.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도서관에 있는 책을 모두 읽고 구하고자 한 것이 인생의 해답이 아니라 질문이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게 책이란 배움의 도구였다. 더 많은 지식과 통찰을 가진 누군가의 책을 읽음으로써 인생의 답을 구하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질문이 없는데 답을 구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것 아닌가. 책을 읽고 평생 답을 구할 질문을 찾는다. 참으로 멋진 말과 태도다. 나 또한 질문을 먼저 찾아야 한다. 책을 통해 질문을 찾고, 답은 내가 스스로 찾아야 한다.




지난 일주일 수집한 생각 땔감
브런치에서 많이 주워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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