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두드리는 물음표

질문 IN 그림책 / 생애출판사

by O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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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외딴섬, 방파제가 유일한 놀이터였던 어린 시절 제 시야에 가장 많이 담긴 풍경은 끝도 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였습니다. 서점도, 문방구도, 텔레비전도 없던 그곳에선 전기도 저녁에만 잠깐 들어오곤 했지요. 모든 것이 귀했던 환경 탓에 어린 저는 늘 문구류가 아쉬웠고 책이 고팠습니다. 세 살 터울 오빠가 다 배운 헌 교과서를 혼자 읽고, 노란 갱지에 연필로 한 자 한 자 조심스레 글을 쓰던 그 시간은 제게 무엇보다 달콤한 휴식이었습니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기에 오히려 모든 것을 만들어내야 했습니다. 돌멩이와 나뭇가지, 흙이 놀잇감이 되었고 종이에 인형을 직접 그려 오리고 색칠하며 나만의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남들 눈에는 그저 조용한 아이였겠지만, 제 내면에는 쉼 없이 생각하고 그리고 쓰는 에너지가 가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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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성장시킨 무수한 ‘물음표’들

그 어린 마음속엔 늘 수많은 물음표가 떠다녔습니다.

“왜 바다 색깔은 곳에 따라 다를까? 저 깊은 곳은 왜 시커먼 파란색일까?”

“왜 내 그림자는 시간에 따라 길어졌다 짧아졌다 하는 걸까?”

“왜 엄마는 내가 여자라는 이유로 집안일을 더 많이 시키실까?”

“사람은 왜 죽을까? 죽어서 어디로 가는 걸까?”

그때 품었던 질문들은 훗날 제 학업의 동력이 되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인간관계와 마음의 문제, 나아가 삶과 죽음을 성찰하는 단단한 뿌리가 되었습니다.

어떤 날은 일기를 하루에 10장씩 쓰기도 했습니다. 속상한 마음을 쏟아내며 스스로 답을 찾기도 하고, 차마 전하지 못한 편지를 쓰며 혼자 마음을 달래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순간마다 하나님께 묻고 답하며 써 내려간 그 진솔한 기록들이 쌓여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믿습니다.


물음표를 다정하게 마주한다는 것

우리는 흔히 궁금한 것이 있어도 참는 데 익숙합니다. 질문이 환영받지 못하는 문화 속에서 마음속 응어리를 풀지 못한 채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기도 하죠. 하지만 저는 우리가 그 물음표들을 조금 더 소중하고 다정하게 다루어 주었으면 합니다.

이번 책에서 저는 그림책을 매개로 우리 삶의 물음표들을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내 마음을 두드리는 질문, 관계를 두드리는 질문, 내일을 두드리는 질문, 그리고 삶과 죽음을 두드리는 질문입니다. 인생에서 만나는 핵심 질문과 때때로 놓여지는 탐구 질문들이 의식의 흐름처럼 연결되도록 구성하여, 우리가 마주한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삶에 적용해야 할지를 담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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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안아주는 힘, 질문

인생의 크고 작은 문제 앞에서 우리는 흔히 그것을 빨리 덮어버리거나 도망치고 싶어 합니다. 문제를 직면하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와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물음표 앞에서 우리는 자신을 날카롭게 비난하기보다 다정하게 바라보아야 합니다. 현실을 단단히 직시하되,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 안으며 건강하게 삶을 가꾸어가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저 역시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며 나 자신과 직면하고,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독대하며, 때로는 나를 힘들게 하는 이들을 마음 앞에 세워두고 진솔하게 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많은 분이 자신을 다정하게 안아주는 ‘나만의 물음표’를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물음표 안에서 스스로를 건강하게 세워가며, 각자의 인생이 더욱 아름답게 꽃피우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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