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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는 여행중 Jan 16. 2019

다시 찾은 겨울 제주에서  아이들과 가본 곳들 List

 겨울 제주도 여행, 그 1년 후

다시 율이의 겨울 방학이 다가왔다. 지난겨울 제주 여행의 글을 마무리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인지 '1년이 너무 빠르게 흘렀구나'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두어 달 전, 온라인 사이트를 검색하다 율이의 방학 기간의 제주행 항공권이 저렴하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3박 4일 일정으로 홀린 듯이 결제해버렸다. 그리고 이번에도 남편 없이 두 아이만 데리고 제주에 다녀왔다. 사실 대학 동기 S그녀의 8세, 6세 두 아들도 함께 했지만, S의 가족은 2박 3일밖에 시간을 낼 수 없었다. 그래서 제주에서 만나서 같이 돌아다니기도 하고 잠은 같이 자지만, 따로 왔다 따로 가는 일정이었다.


공항에서 비행기 구경 중인 아이들

1년 동안 우리 아이들도 많이 자랐다. 율이는 제법 나름 논리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6세, 린은 오빠 따라쟁이에 뛰어다니기를 즐기는 만 16개월이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더 용기를 내어 렌터카로 이곳저곳을 다녀보았다. 사진 찍기 좋다는 카페와 동백꽃 군락에도 가고, 목장 체험, 귤 따기 체험에 도전했다. 작년에 갔던 아쿠아리움에는 다시 한번 갔고, 시간이 비어 숙소에서 가까이에 있는 빛의 벙커에도 다녀왔다. 이번 숙소도 어김없이 휘닉스 아일랜드 제주였기에, 제주 동쪽을 중심으로 다니게 되었다. 아이들과의 제주행 이야기는 이제 어디서든 접할 수 있는 식상한 이야기이긴 하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겨울, 제주행을 계획 중인 엄마 아빠들에게 조금이 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우리 셋이 다녀온 곳들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카페 보롬왓


아이랑 가기 좋은 카페를 검색하다 찾은 곳이다. 제주도에 멋진 카페가 아무리 넘쳐나게 많다고 해도, 가만히 앉아 있을 리 없는 아이 둘을 데리고 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보롬왓은 제주말로 '바람 부는 밭'이라는 예쁜 뜻을 담은 카페다. 카페 건물 아래로 탁 트인 잔디와 알록달록 깡통 기차가 인상적인 곳인데, 뛰어 놀기도 사진 찍기에도 너무 좋은 곳이었다. 그리고 사방이 트여있어서인지, 이름처럼 정말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은 이 곳 잔디에서 한참을 뛰어 놀기도 하고, 한편에 있는 외양간에서 염소와 토끼를 구경하기도 했다. 카페 뒤편에 있던 화원에서 전시 깡통 열차가 아닌 실제 깡통 열차를 탈 수 있도록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오후 5시 가까운 시간에 가서인지 문이 잠겨있어 화원도 들어가 보지 못하고 깡통 기차도 타보지 못해 아쉬웠다. 제주에도 노키즈존 카페가 늘고 있다는데, 아이들을 위한 아이템들이 있는 카페가 있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번영로 2350-104

사이트 : https://story.kakao.com/ch/jejuhanul


제주 동백 수목원


겨울 제주는 새빨간 동백이 피는 계절이다. 찾아보니 카멜리아 힐과 같은 유명한 곳도 있지만, 개인 땅에 동백나무를 심어 관리하고 가꾸다 사람들에게 개방한 곳도 몇 군데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위미리에 있는 제주 동백 수목원이라는 곳이었다. SNS용 '감성 사진'이 유행해서 인지, 사진 촬영을 하러 온 커플과 젊은이들로 붐비는 편이었다. 초등생 이상 3,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지만, 임시 주차장이 잘 마련된 편이고, 화장실도 깨끗했다. 입장료는 현금만 가능했는데, 현금이 없을 시 그 자리에서 계좌이체 가능하다.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927


아침미소목장


이미 엄마 아빠들에게는 유명한 곳으로 넓은 목장도 볼 수 있고,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는 카페에서 우유와 채소 먹이구입해, 송아지에게 우유를 주고 염소와 송아지에게 청경채, 시금치 등을 먹이는 체험을 해보았다. 뭔가 비용에 비해 후다닥 끝나는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동물들을 가까이서 보고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예약 시 아이스크림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우리는 아이스크림 만들기 체험은 하지 않고 카페에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과 요구르트를 구입해 먹었다, 아이스크림은 우유맛에 작은 치즈 알갱이 같은 것이 들어있었고, 요구르트 같은 경우는 진한 맛이 느껴져서 좋았다. 그리고 잔디밭에서 공놀이를 할 수 있도록 공이 있어 뛰어 놀기 좋아하는 율이의 취향에 딱이었다.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첨단동길 160-2

사이트 : https://morningsmile.modoo.at


옐로우스토어


아침미소목장에 가는 길에 아이들과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검색해서 찾아갔던 곳이다. 차로 가다 보면 노란색 예쁜 건물이 시선을 끈다. 곳곳에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실내외에 소품과 의자들이 준비되어 있기도 하고, 크지는 않지만 적당한 잔디밭도 있다. 식당 안에는 아기 의자와 어린이 메뉴가 준비되어 있어 아이들과 밥 먹기 부담스럽지 않았다. 특히, 어린이 카레는 귀여운 토끼 모양을 하고 있어 율이 매우 기뻐하며 한 그릇 뚝딱 비웠다.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비자림로 422-2

사이트 : https://www.facebook.com/jejuyellowstore


귤 따기 체험 (제주 농원)


함께 간 친구 S가 우리 숙소에서 가까운 곳으로 검색하다 가게 된 곳이다. 가보니 주변에 제주 농원 이외에도 귤 따기 체험 가능한 농원들이 양옆으로 많이 보였다. 1인 3,000원으로 따는 동안은 마음껏 먹어볼 수 있고, 직접 딴 한 양동이(1kg 정도)는 가져갈 수 있다. 다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건지, 귤 철이 다 지나가서인지 우리 아이들이 딸 수 있는 높이에 있는 귤들은 많지 않았다. 매우 높이 있는 것들이나 아랫부분의 귤들이 좀 남아있는 정도. 주렁주렁 열린 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엔 약간 아쉬움이 남았지만, 아이 수준에서 한 양동이 따는 것 정도는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다.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서성일로 901

사이트 : http://www.jjfarm.kr/


아쿠아플라넷 제주


사실 너무 유명해서 크게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곳이다. 너무 날씨가 춥거나 미세먼지가 심할 때 다니는 코스로 매우 적당한 것 같다. 다양한 체험과 공연이 있고, 대형 수조와 작은 놀이터도 곳곳에 있어 아이들이 매우 좋아했다. 성산 일출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큰 유리창이 멋진 카페테리아에서의 점심 식사도 나쁘지 않았다. 아이들의 경우 방학 할인 프로모션 가격으로(23,900원) 입장할 수 있었다.(방학 할인 기간은 언제까지 인지 정확하지 않으니 확인 필요)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로 92

사이트 : http://www.aquaplanet.co.kr/jeju/index.jsp


빛의 벙커 : 클림트


예상했던 일정이  빨리 끝나, 시간이 어중간하게 비게 되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는데, 실내로 갈 곳을 찾아보다 알게 된 곳이다. 예전에 KT에서 1990년부터 해저 광케이블 관리 시설로 쓰던 공간을 현재와 같은 형태의 미디어 아트 전시관으로 바꾸어 사용하고 있는 곳이었다. 이 곳에서는 아미멕스(AMIMEX)라는 조금은 생소한 미술을 경험할 수 있었다. 아미멕스란 산업 발전에 따라 사용하지 않게 된 공간에, 레이저 프로젝터를 이용해 벽에 전시영상을 씌우고 음악을 더해 디지털로 표현된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클림트와 훈데르트바서의 작품들을 새로운 형태로 느낄 수 있었다. 화려한 색감의 작품들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어두운 공간에 사운드가 큰 편이라 너무 어린 아기들은 힘들어 할 수도 있다. 우리 아이들의 경우도 버거워해서, 끝까지는 다 보지 못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나와야만 했다. 다음번에 (아이들 없이) 한번 더 가보고 싶은 곳이다.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2039-22

사이트 : http://www.bunkerdelumieres.com/




아이들과 하는 어느 곳이든 즐거웠다. 무엇보다 초봄같이 따뜻한 날씨와 미세 먼지 없는 맑은 공기 하나로도 제주까지 가치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인 일정이기도 하고 상당히 주관적인 느낌들의 나열이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나와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듯, 이 글을 보는 가족들이 겨울 제주 여행을 만끽하는데 참고 정도만 되어도 좋겠다.


*2019년 1월 2주 차에 다녀온 여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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