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꿈만같던 일주일이 지나고 이제 점점 내 루틴을 찾아가고있다.
최근 살면서 이렇게 울어본적이 있나 싶을정도로 슬퍼했고, 마음이 힘든 만큼 평화도 그만큼 찾아왔다.
여전히 마음 한구석이 붕 뜬 기분이라 업무에 집중하기 쉽지 않았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중요한 미팅에 참석했다.
이번 미팅은 신규 런칭 서비스의 UX/UI 디자이너 포지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회사에 방문해 나눈 대화들은 실무적인 질문 외에도, 꽤 인상적이었다.
업무에 대한 설명도 상세했지만, 대표님은 내게 다분히 사적인 질문들도 던지셨다.
처음엔 "네?" 하고 반문할 정도로 의아한 질문들이었지만, 열정 가득한 눈빛으로 진심을 묻는 그에게 나 또한 최선을 다해 답하고 싶어졌다.
그중 유독 기억에 남는 질문들이 있다.
“올리브 님, 인생의 꿈은 무엇인가요?”
순간 나의 꿈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 회사를 잘 운영하고 확장하는 것? 물론 그것도 하나의 목표다. 하지만 내 진심은 '경제적인 이유로 부모님의 건강을 포기하지 않는 삶'에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하고, 그것이 현재 내 삶을 움직이는 강력한 동력이다. 물론 나 자신의 성장과 더 좋은 환경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투자 역시 그 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본인의 인성은 바르다고 생각하시나요?”
잠시 고민하다 이렇게 답했다.
"대표님과 저는 오늘 처음 만난 사이지만, 몇 시간째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제게 함께 멀리 가보자는 제안을 주신 것 아닐까요? 수많은 사람을 고용해 보셨을 대표님의 직관이 '이 사람은 믿을 만하다'고 말하고 있다면, 저 또한 제가 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네, 저는 제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02
프로젝트 계약 과정에서 처음 제안된 범위가 넓어 계약 금액이 컸다가도, 세부 조율을 거치며 규모가 축소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만큼 나에게는 가용 리소스가 생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구두 계약도 엄연한 계약이라지만, 한 달간 다른 업무를 고사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종 날인을 하기 전까지는 늘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최종 조율 단계에서 업무 범위가 처음보다 압축되었다. 견적 금액은 줄었지만, 그만큼 내게 주어진 리소스는 늘어난 셈이다.
사실 이 프로젝트 계약을 확신하고 진행 중이던 다른 의뢰들을 모두 '마감'이라 공지하려 했었다. 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결정을 미루었던 것이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 수'가 되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까지는 절대 안심하지 말 것."
업계의 이 오래된 격언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실감했다. 비로소 모든 상황이 정리된 지금, 이제 다시 차분하게 나만의 페이스를 찾아갈 시간이다.
#03
회사를 다니든 사업을 하든 '기분 관리'는 중요한 영역이지만, 사업가에게는 그 무게가 사뭇 다르다. 사업에는 정해진 연차도 없고, 마감 일정 조율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내가 아프거나 개인적인 이슈가 생겨도, 약속된 결과물은 반드시 제시간에 세상에 나와야 한다.
만약 외부적인 요인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업가에게 단순한 감정 소모를 넘어 막대한 '기회비용의 손실'로 이어진다. 그래서 나는 의도적으로 인간관계를 축소해 나가고 있다. 내 기분을 좌우하는 요인들을 오롯이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 안에 두고 싶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극단적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업 첫해, 100명의 좋은 고객이 있어도 단 1명의 강성 고객이 나를 괴롭히면 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만큼 휘청였던 경험이 있다. 그만큼 멘탈은 연약하면서도 강력한 사업의 기초 자산이다.
물론 예전보다 많이 단단해졌지만, 삶이 어떻게 매일 평탄할 수 있으랴.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지는 문제들에 대응하기 위해 나는 오늘도 '멘탈 관리'에 공을 들인다. 매일 일기를 쓰고,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고, 이렇게 글을 쓰는 시간들이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 결국 사업을 지속한다는 것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중심을 잡아가는 과정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