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적 가해자
자신의 책임을 다 하지 못하는 사람은, 간접적 가해자다. 그리하여, 연결된 사람들의 시간과 삶 곳곳에 상채기를 내버린다. 혹자는 그 상처가 간지럼 같겠고, 혹자는 그 상처로 '어레스트'가 올 정도의 심각한 후유증을 앓겠지만
그는 여튼, 간접적 가해자이기에.
'그냥 니가 너무 여리고 약했어.'
라고 또 한 번 책임을 전가하면, 자유를 얻는다.
결부됐었던 시간에 대한 배신감.
그 무책임의 나비효과는 무섭게 크다.
세상은 여느 드라마들처럼 권선징악이 아니라, 그 '무책임한 가해자'가 김치로 싸대기를 맞거나, 빈털터리가 되어 뼈저린 반성을 하는 결말을 맺지 않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 곁에 얽힌 '간접으로 인해 직접적 피해자'가 된 이들이 흥하는 삶을 살길 바란다.
너도 나처럼 피흘리라고, 저주하며 바라지도 못하는 맘 약한 나를 탓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