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짧은 소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까칠한 고양이 Dec 19. 2017

까마귀 소녀(1)

첫번째 이야기 

노란 가방을 멘 소녀가 

노란 우산을 들고 바삐 걸었다.


하늘에는 검은 까마귀가 가득히 내려앉았다. 

걷던 소녀는 눈길을 뛰기 시작했다. 

우산때문에 뛰며 몸을 가누기 쉽지 않았다. 

소녀는 우산을 던져야할지 고민이다. 


조금만 더 가면, 

저 다리만 건너면, 

마을로 들어갈 수 있다. 


소녀는 우산을 던졌다. 

하얀 눈이 덮힌 낮은 언덕에서 바라보는 다리는 손에 닿을 듯 가까웠지만, 

7살 소녀의 걸음은 더 빨라지지 않았다.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집을 나온 일부터 후회했다. 

폴베르 할아버지 집으로만 가지 않았어도 될일인데, 후회했다. 

문만 두드리지 않아도 됐는데, 문만 열지 않았어도 되는데 소녀는 후회했다. 


소녀는 후회라는 단어를 알기 전에 후회를 먼저 알았다. 

까만 까마귀 떼가 소녀의 시야를 온통 가렸다.  

까마귀의 깃털이 떨어진다. 


까마귀의 까만 눈동자가 소녀와 눈을 맞주쳤다. 

숨이 차 죽을 것같은 소녀는 가방을 위로 하고 엎드려 웅크렸다. 

까마귀가 소녀를 덮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