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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ia Jul 29. 2022

내가 납득하지 못하는 프로젝트를 해야 할 때

오늘도 나는 그냥 기획서를 썼습니다. 

어느 날 팀장님이 나를 불렀다.
"작년에 진행하다가 보류된 A개선 프로젝트 이번에 다시 해봐야 할 것 같아요." 


A과제는 팀장님이 말한 것처럼 사용자의 니즈와 부합하지 못해서 오픈했다가 레거시로만 남아있는 과제였다. 개선을 하기 위해 여러 방향으로 고민하고, 데이터도 찾아보았지만, 사용자의 니즈가 없는 기능을 개선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고, 우리가 개선하려는 방향도 회사에서 추구하는 목표와 상이하여 진행할 수 없었던 프로젝트였다.


" A과제는 이미 여러 번 개선해보려고 했지만, 회사와 사용자의 니즈가 맞지 않았고 현재 다른 기능으로 사용자는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어요. 근데, 왜 이번에 다시 진행해야 하는 건지 프로젝트에 대한 배경과 목표를 알고 싶어요. 배경과 목표를 이해하면 다른 방향으로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나의 질문의 팀장님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이 과제를 진행하면, 아마도 소수의 사용자는 만족할 것 같은데요? 리서치해보면 그래도 조금은 니즈가 있지 않나요? "


"소수의 사용자를 위해서 저희가 A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 기획/ 개발 리소스가 적어도 3~4개월은 걸릴 텐데, 현재 해당 기능을 사용하고있는 사용자는 약 3% 정도이고 그 사용자들마저도 저희가 이전에 제공하는 기능으로 대체해서 기능을 사용하고 있어요. 혹시 회사에서 생각하는 다른 목표가 있는 걸까요? 예를 들면 확장성 측면이라던지"


"음 일단 한번 진행해보시죠? 제가 어제 B회사 분이랑 미팅을 해보니깐 거기서는 그 기능을 사용자가 원하고 있대요. 혹시 모르죠 기능 오픈 이후에 3%보다 더 많은 사용자가 생길지도" 


팀장님과 나의 대화는 이렇게 끝났다. 외부 업체 담당자가 기능을 원하기 때문에 우리도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러 데이터와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하고 이야기해보았지만, 결국 우리는 어떠한 말로도 팀장님은 설득하지 못했고 A개선 프로젝트를 해야만 했다.


가끔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나 자신도 납득되지 못한 프로젝트를 맡는 경우가 있다. 어떤 배경과 어떤 목표를 가지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할까 고민이 드는 경우들.. 아마도 월급을 받고 다니는 IT 회사원이면 이런 경험이 있을 것 같다. (나만 그렇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PM으로서 납득되지 못한 과제를 유관부서와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것은 아마 곤욕일것인다. 그렇지만 어쨌든 우리는 해내야 하고, 그 과제에 대한 목표 기대효과도 찾아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해보았다. 


그래도 그래도 다른 목표를 찾아보자!


모든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배경과 목표 그리고 프로젝트가 오픈된 후에 기대해볼 수 있는 기대효과가 명확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탑다운 과제들 중에는 이런 배경/ 목표가 불명확한 경우가 있다. 나조차 납득이 되지 않는 프로젝트를 어떻게 유관부서를 설득하여 진행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팀장님이 도출한 A과제는 사용자의 니즈가 있지 않을 수 있지만, 개선하면 운영 리소스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기획을 진행해볼 수 있었고, 운영 리소스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고민하니 개발 스펙을 통일화하고 사용자에게 동일한 프로세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이렇게 처음 들었던 프로젝트 목표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도 목표를 찾아보게 되니, 그래도 이 과제를 하면 어떤 기대효과는 얻을 수 있겠구나 하는 믿음이 생겼다. 


처음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과제는 제대로 된 목표를 찾았고, 처음에 도출되었던 배경과 목표와는 다르게 흘러갔지만, 최종적으로는 우리가 목표한 방향으로 오픈되었다.

그리고, 팀장님의 생각처럼 3%보다 사용자가 늘지 못했지만, B회사 분이 말한 그 사용자 분도 이 기능을 잘 사용하고 있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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