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쌓여도 일은 늘 어렵다

시니어 PM으로 성장한다는 것

by olivia

PM으로 일하다 보면, 일정 시점에 이런 벽에 부딪힌다.
“업무는 익숙해졌는데, 왜 성장은 더디게 느껴질까?” 기획도, 일정 관리도, 협업도 익숙한데 — 일의 깊이와 시야가 정체된 듯한 순간이 온다.

이 지점이 바로 ‘실무형 PM’에서 ‘리드형 PM’으로 전환되는 시기다. PM으로 오래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능을 기획하는 대신 더 넓은 맥락을 이해하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으로 진화해야 한다.


1. 기획력의 시대는 끝났다 — 이제는 ‘맥락력’이다

초기 PM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는 ‘기획력’ 때문이다.
요구사항을 명확히 정리하고, 기능을 구조화하며,
팀이 움직일 수 있는 설계를 만드는 역량.

하지만 3~5년 차를 넘어서면, 그 스킬만으로는 부족해진다.
조직은 이제 “무엇을 만들까”보다 “왜 만들어야 하는가”를 묻는다.

Marty Cagan은 Inspired 에서 이렇게 말했다.

“훌륭한 PM은 기능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는 사람이다.”


시니어 PM은 기능 단위가 아니라 문제 단위로 일한다.

사용자의 Pain Point가 실제 비즈니스 목표와 맞닿아 있는가

이 프로젝트가 전체 로드맵 안에서 어떤 우선순위에 있는가

해결해야 할 핵심은 ‘기능 추가’인가, ‘문제 구조의 재설계’인가


즉, 시니어 PM은 ‘요구를 정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맥락을 해석하는 사람’이다.


2. 일 잘하는 PM과 오래가는 PM의 차이 — ‘의사결정 구조’를 만든다

Teresa Torres는 Continuous Discovery Habits 에서
“PM의 가치는 더 많은 실험보다, 더 나은 판단 체계를 만드는 데 있다”고 했다.

리드 PM의 일은 직접 결정하는 게 아니라 결정 구조를 설계하는 일이다.
즉, 팀이 스스로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 세 가지다.
1️⃣ 가설 기반 사고 (Hypothesis Thinking)

모든 제안에는 ‘왜 이게 맞다고 생각하는가’를 붙인다.

2️⃣ 데이터를 근거로 한 판단 구조 (Data-informed, not Data-driven)

데이터가 방향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판단의 품질을 높이는 도구라는 인식.

3️⃣ 의사결정의 투명성 (Decision Transparency)

왜 이 결정을 내렸는지를 명확히 공유하는 습관.

PM이 팀의 의사결정 구조를 설계할 수 있을 때, 프로젝트는 PM 개인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 ‘시스템’으로 굴러가기 시작한다. 이게 시니어 PM의 역할이다.


3. ‘조율자’에서 ‘리더’로 — 영향력의 전환

많은 PM이 “나는 리더가 아니라 조율자야”라고 말하지만, 시니어 PM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 정의부터 바뀌어야 한다.

좋은 PM은 팀을 조율하는 사람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는 리더다.

목적이 불명확할 때 목표를 명확히 제시하고,

갈등이 생겼을 때 논점을 정리해 방향을 잡고,

데이터와 직관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결정을 내린다.


Ben Horowitz는 The Hard Thing About Hard Things 에서 말한다.

“리더십은 ‘쉬운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어려운 답을 따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시니어 PM은 책임의 무게를 안다.

그래서 의견보다 결정의 후폭풍까지 감당하는 태도를 갖는다. 그게 ‘영향력’의 시작이다.


4. 성장의 다음 곡선 — 문제를 푸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는 사람

PM의 커리어에서 ‘성장 곡선이 평평해지는 시점’이 온다면,
그건 더 이상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시점부터 필요한 건 문제 정의력이다.

고객이 겪는 진짜 불편함이 무엇인지

비즈니스가 실제로 풀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조직이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 ‘타이밍’이 맞는지


문제를 정의할 줄 아는 PM은 ‘문제의 주인’으로 불린다.
그리고 이 단계에 도달했을 때, 당신은 더 이상 실무자가 아니라 전략가(Strategic PM) 다.


5. 시니어 PM으로의 성장, 결국 태도의 문제

PM의 성장은 결국 세 가지로 귀결된다.

맥락을 읽는 힘 — 단편적인 요구가 아닌, 시스템 전체를 본다.

결정의 구조화 — 팀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만든다.

리더십의 전환 — 설득이 아닌 신뢰로 팀을 움직인다.


즉, 시니어 PM은 ‘더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더 일관된 사고를 가진 사람이다.

PM으로 오래간다는 건, 일을 잘하는 게 아니라 일의 원리를 이해하고 유지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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