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장인 정신 한 그릇
[여섯 번째] 일본 다카마쓰, 사누키 우동
일본 시코쿠 지방의 소도시 다카마스는 개성 넘치는 예술과 특별한 우동으로 이름을 떨치는 곳이다.
사실 이곳으로 여행을 온 건 다카마스 주변 나오시마 섬에 있는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과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베네세 하우스’에서의 숙박도 해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여기에 식도락 여행까지 덤으로 얻었다.
다카마스 항구에 들어서니 꽤나 긴 높이의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자세히 보니 색색의 우동 그릇을 쌓아 올린 재미있는 작품이다. 주민 한 사람 당 우동 소비량이 일본에서 1위를 할 정도라 하니 가히 사누키 우동의 본고장답다.
다카마스 주변의 예술의 섬 나오시마와 쇼도시마에서 그야말로 즐거움에 푹 빠져 점점 여행의 끝을 향해 가던 어느 날.
우동을 직접 만들어 보는 우동 학교가 있다는 말에 호기심 스위치가 번쩍 켜져 전철을 타고 인근 지역인
고토히라로 향한다.
그렇게 우동 학교에 입성! 선생님의 시연을 따라 밀가루와 물, 소금을 차례로 넣어 섞으려는 순간, 갑자기
텐션을 높인 그녀의 목소리.
“자! 여러분 이제부터 즐겁게 반죽을 시작합시다!”
동시에 디스코 음악이 울려 퍼지자 이에 놀란 수강생들이 일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어느새 우리 모두는 음악에 맞춰 신나게 반죽 치대기에 빠져들었다. 광란의 댄스 타임으로 비로소 완성된 반죽은 이제 한동안 숙성의 과정을 거칠 터.
섞이느라 생긴 긴장감을 풀고 서로에게 스며드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질 때 그 풍미가 더 해 질 것이다.
이튿날, 내친김에 유명한 우동 가게 세 곳을 더 투어
하기로 하고 우동 버스에 올랐다.
하나하나 역사가 깃든 노포들은 소박하지만 단단히
자리를 지키고 있어 우직함마저 느껴진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면발이며 육수, 곁들이는 튀김까지도 그들만의 특별한 맛들이 제각각 개성을 입고 있다.
탱글하고 매끄러운 면발이 향긋하고 짭조름한 육수와 어우러져 입속으로 호로록 들어오면 어느새 뱃속이 따뜻해지며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대를 이어 지켜나가는 장인 정신. 긴 세월을 담은 궁극의 우동 한 그릇에 그저 맛있다고만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마음. 오래도록 사명감으로 지켜온 문화의 거대한 물줄기가 이 작고 조용한 소도시를 감싸며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