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살을 비비적거려도 맨들 맨들 보슬보슬했던 10월의 가을.
그 가을이 떠나가는 것이 아쉬워 계절이 영원하였으면 좋겠다고 사람들은 희망해보지만, 10월은 오늘 밤이 그대가 보낼 수 있는 마지막 밤이라 하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랫말과 함께 울긋불긋 화려했던 축제의 날들과 이별을 고하고 11월로 그 시간을 넘겨주었다.
그렇게 10월은 아름다운 계절의 기억 속 화려한 엔딩으로 우리들을 11월과 함께 시간의 공간으로 떠밀어 놓았고, 11월은 그대들의 소임이 끝났다며 빛바래 지는 낙엽들을 위로하며 조금씩 쌀쌀한 날씨를 한낮까지 이어주고 있다.
이제 11월은 우리들에게 옷장 깊은 곳에 있던 찬 바람을 막아줄 겨울옷을 찾아야 하며, 여름부터 신었던 반목 양말도 내년을 기약하며 서랍 속 두툼한 양말과 자리를 바꾸어 주어야 한다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11월은 아직 겨울이 서툰 출가한 딸과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살아가는 맞벌이 아들 부부를 생각하며,
영원히 당신의 소중한 아가이기만 한 어른이 된 그들에게 보내줄 겨울채비 음식을 준비하는 어머니의 마음도 분주하게 한다.
11월은 하얀 서리를 살포시 뿌리며, 첫눈을 기다리는 연인들을 위해 아름다운 추억의 날이 언제 일지를 가늠해야 하며,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것이 서글픈 이들에게는 잠깐의 한낮 햇살로 차갑지 않은 따뜻한 위로도 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11월은 자신을 돌아볼 새도 없이 30일이라는 소중한 날 들 모두가 분주하기만 하다.
어제와 오늘은 계절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아스팔트 위에 납작 엎드린 잎새들은 이 가을이 떠나기 싫은 듯 흐르는 시간을 막아서며 늦가을 비를 맞고 있지만, 비는 그동안 마주 했던 계절과 이별의 시간이 다가옴을 암시하듯 나무들을 빛바랜 색으로 바꾸어 주었고, 나에겐 누구라도 그리워해야 할 것처럼 온몸에 미열을 만들고 있다.
그렇게 11월은,
낙엽들이 떨어지는 시간의 속도와, 떠나가는 계절을 아쉬워하는 우리들의 서운함 만큼,
계절의 사이에서 빠르고 분주하게 자신을 떠나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