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갑사

낙엽 태우는 냄새가 그리운 곳.

by Ollein

가을의 초입


매년 이쯤 되면

가을 냄새에 취해 무작정 떠나고픈 마음에

어디든 가리라 마음 먹지만

그러다 첫눈을 맞이하고

일기예보에서 발표되는 눈 소식에

가을 여행은 다시 다음 해로 미루어진 것이

몇 년 동안 계속된 것 같다.


"어디 다녀오시나 봐요? "

주유소 아저씨의 물음

"아뇨 이제 출발하려고요~~^^"


남들은 나들이에서 돌아올 때쯤

문득 초 가을 콧바람이고 싶어

지난 늦은 일요일 오후

갑사에 다녀왔다.



"갑사로 가는 길"이란 수필에서 나오는 것처럼

낙엽 태우는 냄새는 아직 없지만

알록달록 차려입은 등산객

늦은 가을을 기다리며 주렁주렁 달려있는

주홍 빛 감들을 품고 있는 갑사.



좋은 것은 늘 오래가지 않

허무하고 아쉽게 잠시 다녀가는 가을이지만

춘마곡 추 갑사라는 말처럼

가을이 무르익어 갈 때쯤

낙엽 태우는 냄새가 그리워

꼭 다시 와야 할 것 같은 곳.



법당의 부처님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가을 하늘처럼 맑은 영혼을 가진

아이들이 있는 곳.



고요하고 차분하게

아름답게 그려지는 풍경으로

멀리 떨어져 있던 그리움을 꺼내며

가을을 맞이하고 있는

갑사이다.


- Written by Ollein. 2015.10.7. -

- Photo by Olle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