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마음 자리

내 삶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by Ollein


내가 원하는 것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던 심리학 교수에서 일본에서 그림 공부를 하는 학생이 된 김정운 교수의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라는 책에 다음 구절이 있다.


공부라는 구체적 경험을 다시 배우는 요즘이다. 스스로의 간절한 필요가 있어야 공부의 방향이 명확해지고, 그래야만 공부가 재미있어진다. 30여 년 죽어라 공부하고, 또 10여 년 교수 생활을 하고도 제대로 못 느껴봤던 진짜 공부를 나이 오십 넘어 뒤늦게 하고 있다. 삶도 마찬가지다. 내가 원하는 것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 돈은 아주 막연한 거다. 그 돈으로 뭘 하고 싶은 지 분명하지 않으면 돈은 재앙이다. 사회적 지위도 마찬가지다. 그 지위를 가지고 내가 뭘 하고 싶은 것인지 분명치 않으니 다른 사람들 굴복시키는 헛된 권력만 탐하게 된다.

-. 김정운의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중.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앎이 너무 신기하다는 후배


오랜만에 대학 후배를 만났다. 십수 년간 다니던 회사를 퇴직하고 새로운 직장으로 옮긴 상태였다. 만나자마자 바라본 후배의 얼굴에는 만면에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물어보니 요즘 책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는 것이다. 난 당연히 소설이나 수필 같은 문학 서적일 줄 알았다. 하지만 후배가 말한 책은 대학 졸업 후 책장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있던 전공 서적이었다. 새로 입사한 회사에서 신규 프로젝트를 맞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해오던 것과는 다른 분야의 기술을 구현해야 했기에 그에 대한 전공 지식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래서 먼지 풀풀 나는 전공 서적을 찾아 업무에 필요한 내용들을 보고 있다고 했다.


후배는 책을 펼쳐 보는 순간 참 신기했다고 한다. 예전 학교를 다니던 때에는 아무리 보아도 모르던 것들이 지금에 와서 보니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는 것이다. 책을 보면 볼수록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앎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고 신나서 미칠 지경이라는 것이다. 이유를 생각해 보니 업무에 필요한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정말 필요해서 책 속 내용을 공부하니 더욱 집중도 잘 되고 이해도 빠르다고 했다. 그 바람에 주말에도 도서관까지며 두꺼운 전공 서적을 보는 재미에 푹 빠졌고, 그것이 업무에 도움이 되니 너무 좋았다는 것이다.



간절하게 시작해 보자.


"간절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주변에서도 그것을 증명하는 성공담들을 많이 듣곤 한다. 예전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시크릿(the Secret)'이라는 책도 결국 결론은 '간절함'이다. 떤 사람들은 "정말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 질까?" 마음속으로 의심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또다시 의문이 든다. 정말로 성공한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 마음속으로 간절히 원했을 뿐인데 모든 것이 이루어진 것인지. 아마도 절대 그러진 않았을 것이다. 간절히 원하는 만큼 행동도 절실했을 것이다. 결과만을 바라보는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겠지만, 그들은 정말로 간절한 마음으로 행동하며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간절 뒤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자신이 처한 어 수 없는 상황, 가족, 사랑하는 사람, 나의 미래,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다시 올 수 없는 기회 등.럼 저마다의 이유가 주어면 그다음으로는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명확했을 것이다. 목표는 매우 구체적이었을 것이고, 목표가 이루어지면 자신, 가족, 그리고 자신과 관계된 모든 상황들이 행복해질 것이라는 확이 있었을 것이다.


다이어트, 시험, 대학입시, 취업, 승진, 창업, 세계여행, 나만의 집, 건강, 사랑, 그리고 행복. 후배처럼 간절한 이유로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절실한 마음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실천한다면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다. 간절함의 진심 속에서 이루어지는 과정들은 인생을 긍정적이고 즐겁게 해 줄 것이다. 설령 그 결과가 늦어지거나 원하는 만큼 되지 않았다 해도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본인은 알기에 후회가 없을 것이다. 힘들었던 과정들은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커다란 자산으로 남아 또 다른 새로운 망과 꿈을 이루는데 힘이 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런저런 일을 하겠다고 결심만 하고 마음속 남겨둔 채 망설이고 있었던 것들이 많은 것 같다. 그 이유를 회사,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바빠서, 귀찮아서, 심지어 눈이 와서, 추운 겨울이 싫어서 등등 갖가지의 이유로 합리화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보다도 훨씬 연배가 높고 특정 분야에서 전문가로 이룰 것은 모두 이루었다고 생각되는 김정운 교수도 또다시 그림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이루고자 교수에서 학생으로 변신하여 타국에서 외로움을 견디며 간절한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지 않은가?


회사 입구에 샛노랗게 개나리 피었다. 새롭게 시작하자며 의욕 넘치는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듯 화사하다. 그 계절에 맞게 우리도 그동안 마음속에 꼭꼭 담아두었던 것들을 하나씩 꺼내어 실천해보자. 아주 구체적인 목표와 그 목표를 이루겠다는 간절함을 듬뿍 담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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