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에서 일간은 내가 태어난 날의 천간을 의미한다.
천간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로 모두 열개의 글자다.
먼저 얘기했지만 사주는 생년월일시 네 개의 ‘기둥’이라는 뜻이고 년주와 월주, 일주, 시주라고 부르는 이 기둥은 천간과 지지로 구성이 된다.
각각의 기둥에 두 개의 글자가 들어가니 모두 여덟 글자라 ‘팔자’가 되는 것이다.
그중에 일주의 두 글자는 나의 본질과 현실을 뜻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
특히 일간은 사주에서 나의 숙명을 읽어내는 기준이 되는 글자다.
사주팔자 여덟 개의 글자 중에 아주 의심 없이 선명하게, 나 ‘자신’이라고 가리킬 수 있는 단 하나의 글자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일간은 나의 영혼이며 내면세계다.
내가 살아가면서 추구하는 이상, 즉 ’추구미‘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천간이 mbti처럼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고 결론 내는 데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천간은 불과 10개에 불과하고 mbti는 16개 유형이니 천간으로만 성격을 파악한다면 신빙성은 당연히 떨어진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사주에서 일간이 중요한 건 일간으로 성격과 기질의 파악이 끝나기 때문이 아니라, 그 반대로 ‘기준점’인 동시에 시작이기 때문이다.
일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고 일간마다 타고난 기질이 다르다.
예를 들어 ‘기’ 일간은 토 오행이라 ’기토‘라고 하는데 비옥한 논밭이나 정원, 평야를 상징한다.
양육의 힘이 강해서 타인에 대한 포용력과 보살피는 능력이 뛰어난데 흙의 기운이라 현실적이고 보수적인 면모도 가졌다.
수 오행의 ‘계’ 일간은 ‘계수’라고 하고 일간은 이슬비나 시냇물, 샘물을 상징한다.
두뇌 회전이 빠르고 섬세한 감수성과 뛰어난 직관을 가졌고 실속을 잘 챙기는 편이라고 평가된다.
내 일간인 을목은 넝쿨 식물이나 들풀을 상징하기에 끈질긴 생명력과 적응력이 가장 큰 특징이다.
넝쿨 식물이라 예민하고 의존적인 성향도 있다고 한다.
누구나 다양한 성격적 특성을 가졌으니 이런 성격 해석이 맞다, 아니다는 생각은 당연히 들 수 있고 나 역시 그랬다.
적응력은 좋은 편이지만 나 스스로가 끈질기다고까지 느낄 정도는 아니었고 예민하긴 하지만 의존적인 성향이라고 하기는 좀 어렵다.
일간의 특징과 내 성격이 꼭 맞다고 생각한다면 사실 그게 더 이상하다.
사람의 성격은 타고난 것과 살면서 후천적으로 형성된 것까지를 모두 포함하게 된다.
일간은 내가 타고났고 추구하는 성격일 뿐 나의 전부일 수가 없다.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일간을 제외한 나머지 일곱 글자 와의 관계를 읽어내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성격을 모두 파악해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사주팔자는 인생의 결론이 아니라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런 성격과 기질,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가능성.
관성으로 가는 길에 일간의 의미를 다시 들고 나온 이유가 있다.
내 하나뿐인 관성이 나의 영혼이자 내면세계인 ‘일간’의 뿌리인 ‘일지’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