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에서 결혼의 의지를 읽는 방법

by 이응이응이응



A는 서른아홉에 두 번째로 결혼했다.


월주와 시주에 각각 하나씩 있는 관성(정관)이 A의 직업적인 명예와 배우자운을 말년까지 이어지게 하는 흐름을 가능케 한다고 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초년과 말년에 관성이 한 개씩 있다고 해서 이게 두 번 결혼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도.


하지만 A는 결과적으로 두 번 결혼했고 관성이 두 개라 그런 건가 단순하게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두 번째 결혼은 시기에서 문제가 있다.


첫 번째 결혼은 사주에 드러난 ‘초년’이라는 시기에 잘 맞는 결혼이었지만 두 번 째는 ‘말년’이라는 시기와는 맞지가 않는다.


사주가 절대적인 게 아니고 미래는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너무 쉽게 달라지기 때문에 굳이 시기를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A의 두 번째 결혼이 신중하게 이루어진 게 아니었다는 점은 문제가 된다.


A는 남자를 만나고 거의 1년여 만에 결혼했다.


남자에게 급하게 빠져들었고 그런 만큼 남자를 보는 눈이 아주 흐려져서 그가 적당한 결혼 상대자인가에 대한 판단을 냉정하게 내릴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남자는 두 살이 많아서 마흔이 넘은 나이였고 아버지의 작은 회사에서 일했지만 월급은 받지 않고 법인카드를 쓰는 식으로 살아왔다.


야구, 테니스, 낚시 같은 취미를 열심히 즐겼고 모아둔 돈은 없었다.


남자는 A가 살던 집에 들어와서 살았고 고가의 침대 정도가 남자가 해온 ‘혼수’의 전부였다.


그가 당시에 돈이 없고 결혼을 하면서도 해온 것이 없는 건 사실 사소한 문제였다.


그에게는 돈을 더 많이 벌거나 직업적으로 뭔가를 이루어내겠다는 의지, 내 가정을 파트너와 함께 이끌어가면서 성장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


A는 두 번째 남편과 첫 결혼처럼 거의 10여 년을 함께 살고 헤어졌다.


A의 배우자 자리의 십성인 ‘식신’이 그 결혼생활을 아주 잘 표현한다.


A는 첫 번째보다 두 번째 남편을 더 아이처럼 돌보았다.


첫 번째의 경우 아이가 빨리 생기는 통에 A의 관심과 보살핌이 아이에게로 옮겨갔다면 이제 다 큰 아이는 독립을 원하는 상태였고 남편이 그 아이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던 것이다.


나쁜 상대는 누구나 선택할 수 있고, 또 누구나 나쁜 결혼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


사주에서 읽어내야 하는 것은 그럴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증거가 아니라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다.


이유를 알아야, 다음에 그런 선택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할 수 있으니까.


연애만 하고 결혼을 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음에도 A가 남자를 만나기만 하면 결혼으로 직행하게 됐던 가장 큰 이유를 사주에서 찾는다면, 그건 확실히 ‘관성’ 때문이다.


관성은 명예, 직장, 규칙이고 여자에게는 남자이자 남편이라고 했다.


이 관성이 편관이 아니라 정관이라는 것이 A에게는 좀 더 영향을 미쳤다.


A에게 결혼은 명예, 직장, 규칙, 남편에 대한 ‘정관’ 욕구를 모두 충족시켜 주는 가장 쉬운 선택이었다.


관성이 있다는 것, 그 관성이 내 사주의 기운을 지배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그게 집착이 되기도 한다.


20대에 금융권에서 일하다가 프리랜서로 전향한 A에게는 사주를 지배하는 정관에 대한 집착을 채울 방법이 별로 없었는데, 결혼은 그 집착을 손쉽게 해결해 주었다.


조직 밖에서라도 일을 하면서 명예를 세우면 굳이 결혼까지 가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관성은 곧 울타리에 대한 욕구도 된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세워서 누군가의 보호를 받는다는 것이 최고의 만족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A 사주의 정관은 A에게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을 만큼 가까이에 있다.


사주에서는 일주인 ‘나’ 자리에 얼마나 가까운가 가 내 인생에 대한 영향력을 결정한다.


게다가 A의 정관은 일주에 바짝 하나씩 붙은 것과 더불어 천간과 지지에 각각 위치해 있다.


‘나’의 이상과 현실을 강력하게 지배하는 것은 물론 이런 성향이 삶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는 것인데, 특히 여성의 경우 직업적 성취나 남편의 존재가 자신의 대외적인 체면이자 삶의 확고한 목표로 작용한다.


A의 정관 두 개는 ‘가능성’이자 ‘의지’다.


정관이 명예와 남편의 존재에 대한 욕망을 부여하기 때문에 ‘가능성‘을 가진 사주인데, 그저 욕망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걸 얻기 위해 실질적으로 행동하는 ’의지‘까지 가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A의 사주를 반드시 결혼한다거나 두 번 결혼한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읽기는 어려워도 보통의 다른 사주보다 결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는 있다.


이상과 의지를 갖고 행동하는 것만큼 목표를 이루는 데 중요한 요소는 별로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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