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 제일 어렵다

정제탄수화물, 과당 끊기 D-DAY

by 오로시

한 달 동안 흰쌀, 빵, 떡, 면음식, 과당이 포함된 음료수, 아이스크림, 과자, 맥주를 먹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클린한 음식만 먹고 싶었지만

사회생활을 하는지라...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다.

한 달 동안 모임도 갖지 않은 것도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이었다.

(드디어 오늘 친구들 만나러 간다. 한달동안 이날만을 기다렸다.. )


그래도 생각해 보면 정제탄수화물을 아예 안 먹진 않았다.

만두 한 개. 아이가 방과 후 요리수업에서 만들어온 쿠키 한 개,

어묵(에도 밀가루가 들어간다ㅠㅠ) 1개, 스파게티 1번 먹었다.


간식이 너무 먹고 싶으면 견과류를 먹었고

초콜릿은 일주일 버틴 적도 없는 내가 한 달이나 안 먹었다 ㅠㅠ

(너무 먹고 싶어서 카카오 90% 도 찾아봤지만 이것도 습관이 될 것 같아서 안 샀다.)

음료수가 마시고 싶을 땐 탄산수,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이런 상황에서도 먹을만한 게 없나 기웃기웃하다가 병아리콩 볶음 과자를 샀다.

열풍에 구운 고소하고 바삭한 과자를 기대했지만

맛은 그냥 딱딱한 콩맛 ㅠ(그래. 뭘 기대한 거니 ㅠㅠ)

병아리콩 과자보다 나를 감동시켰던 건 병아리콩 과자 사이에 있던 엽서 한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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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되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저 자연스럽게 살아갈 뿐"

맞다. 내가 한 달 동안 정제탄수화물과 과당을 끊으며, 힘들 때마다 책을 읽으면서 배운 건 이게 다다.

(나는 아직 멀었다. 병아리콩 과자를 먹으면서 고민했다.. 아직 습관이 덜 됐나 보다)

생활습관이 다다.

과거의 나는 힘들고 짜증 나고 화가 나면 먹는 걸로 보상을 주곤 했다.

그리고 호르몬의 노예라 배란기, 생리 기간이 되면 그런 보상을 당연한 것으로 간주했다.

이렇게라도 맛있는 것을 주는 것이 나를 위로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는데 한 달 동안 모든 것을 끊어버리니.. 내 몸은 얼마나 황당(?)하고 짜증(?) 났을까.

내 호르몬이 요동치는 시기를 지나 이제 조금 잠잠해진 것 같다.

내 몸이 적응하고 포기한 것 같기도 하다.


힘들었다. 참아야 한다는 것이.

애초에 이런 습관을 들이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과거의 나를 원망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제자리를 찾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먹을 것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통제감은 상당하다.


시작했을 때만 해도 확실한 목표가 있었다.

만성염증에서 벗어나고 뱃살도 쏙 빠지기를. 그게 나의 목표였다.

결과로 보자면 실패다.

이렇게 한 달 동안 음식을 조절했는데도 아직도 피부 발진이 간간히 일어나고, 뱃살은 요원하다.

그렇지만 팔뚝, 등살, 얼굴살이 빠진 건 보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바디 결과도 올리고 싶어서 새벽 운동 후 측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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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보지 못한 점수. 74점이었다.


노력은 항상 이렇다.

포기해야 되나? 나는 안되나? 고민하는 시점에서 아주 조금만 더 밀고 나가야 성장이 일어난다.

고민하는 그 순간에 포기하면 변화는 없다.

그래서 변화가 없다는 건 변화 직전에 내가 포기했다는 말과 같다.

체지방량도 지금껏 받아보지 못한 수치 16.2kg이다.

골격근량, 단백질은 처음으로 초록색 수치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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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표준체중 허약자 C자 모양이다.

하지만 모든 부분이 초록색으로 바꿨다는 게 기쁘다.

체지방률도 빨간색이지만 그래도 이제 표준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게 보인다.



결과지향적 목표에서 행동기반 목표로 바꿨다.

일주일에 3~4일 유산소, 근력 운동을 적절하게 한다.

정제탄수화물, 과당은 선택하지 않는다! (가끔 모임, 회식 때만 즐기는 거다)


내가 한 달을 버틸 수 있었던 건 브런치라는 공간에서 내 감정을, 내 상황을 쓰면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고

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이다.


한 달 전에는 막막했다.

내가 과연...? 매일 글을 쓸 수 있을까.

식단을 해낼 수 있을까.

그런데 하루만 생각하니 어느새 끝에 왔다.

오늘만 참고 얼른 글 써야지.

오늘은 진짜 힘들었는데 이 힘듦을 글로 남겨야지.

이렇게 브런치는 내 도피처가 되어주었다.

한달 동안의 했던 것처럼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내게는 너무 극단적인 생활이었다. 가장 이상적이기도 했고...

조금씩 노력하다보면 노력하지 않아도 습관으로 되서 이런 생활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희망해본다.


그동안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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