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 스카이웨이
어제 깜짝 선물을 받았다.
1년 전 남편의 친구 결혼식으로 부산에 가면서 들렀던 오륙도 스카이워크에서 보냈던 엽서가 도착한 것.
이 엽서를 보자 작년 생각이 났다.
토요일 새벽 4시에 출발해서 아침 8시에 부산에 도착해 (우린 아이들이 자는 시간에 이동한다.)
형제국밥에서 밥을 먹고 (막내가 어려서 식당에 잘 데려가지 않던 시절)
호텔 체크인 시간이 한참 남아 숙소 근처였던 오륙도로 향했는데
오륙도 공원 안에 있는 해파랑길 쉼터에 느리게 가는 우체통이 있었다.
이것도 추억이니 남편과 내가 한 장씩 썼는데 쓰는 동안에도 아이들이 내 주변을 부산스럽게 돌아다니느냐 정신이 없던 기억까지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라고 말해주는 남편과
만 3,5,7세의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아침에 먹었던 국밥 맛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나.
내 글씨체만 봐도 힘듦이 느껴진다.
1년 동안 나는 잘 살아왔나?
내 기억 속에서 잊혔던 이 엽서가 1년이라는 시간을 가늠하게 했다.
작년 이 엽서를 쓸 때까지만 해도 치앙마이, 빠이 여행을 앞두고 있었구나..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여행을 다녀온 후에 책을 쓰게 될 거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었는데
인생은 예측불가능이다.
나의 미래는 이제 어느 정도 예측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나의 미래는 아이들의 나이와 함께 가늠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나의 5년 후는 막연한 것이 아니라 만 13세, 만 11세, 만 9세의 엄마일 테고
나의 10년 후는 만 18세, 만 16세, 만 14세의 엄마일 거라고 생각하면 나의 미래가 어느 정도 그려졌다.
내가 생각한 나의 미래는 나의 성장이 아닌 아이들의 성장에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지난 1년은 나의 성장이 있었던 한 해라서 감사하다.
나의 성장을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예측할 수가 없구나
지난 1년이 아쉽지 않다.
힘들었던 순간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었던 기억까지도 있었으니까.
이제는 국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다시 아이들과 국밥을 먹으러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