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쓰는 글.
솔직히 모든 게 귀찮다.
씻는 것도
운동하는 것도
아이들 챙기는 것도
물건을 살 때 최저가를 찾는 것도
청소하는 것도
밥을 챙겨 먹는 것도.
이게 무기력과 번아웃인가?
그런데 나는 어릴 적부터 유독 귀찮음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그런데 귀찮게 느껴지면 모든 게 귀찮고, 모든 활동의 벽이 높아진다.
모든 일이 귀찮게 느껴질 때. 내가 하는 나만의 단어.
대충 하자.
대충 씻으면 안 씻는 것보다 낫겠지.
완벽한 글은 못 쓸 테니 대충이라도 쓰는 게 안 쓰는 것보다 낫겠지.
대충 집에 있는 걸로 먹어보자. 시켜 먹는 것보다 건강에 낫겠지.
대충 운동복만 갈아입고 헬스장에 다녀오자. 운동 안 하더라도 왔다 갔다 하는 것만 해도 운동이 되겠지.
그렇게 오늘도
출근 전에 헬스장을 다녀오고
대충 씻고
아침밥을 먹고
글을 쓴다.
과거의 너. 무. 성실했던 내가 본다면 다 못 미칠 수준이지만
그래서 중간에 포기하는 것보다 낫잖아? (그렇게 포기했던 일들이 수두룩...)
성실과 열심히는 같이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나의 수준으로는 불가능한 일.
나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동그라미보다 작은 점을 찍는 일.
나는 이제 대충. 성실히 가겠다.
(이런 마음으로 쓴 글을 읽어주셔서...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