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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나투스 Mar 30. 2022

내 모임, 공간에 좋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방법

커뮤니티 서비스 : 1부


[ 프롤로그 : 1부를 들어가며 ]


필자는 부산에서 199,000 멤버십 비용(4개월)으로  150명의 정규 멤버가 있었던, 독서기반 커뮤니티 서비스 '컨텍스트'의 공동 대표였습니다. 5년간 운영을 했던  서비스는 현재 코로나로 인해 휴업 상태이고, 필자는 공동 대표에서 이름을  상태입니다.


5년간 커뮤니티를 키워오면서 제가 얻은 경험들이 앞으로 어떤 형태든 커뮤니티를 만들어 갈 꿈이 있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제 막 커뮤니티를 꿈꾸시거나, 시작 단계의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을 적었습니다. 특히 오프라인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만드시는 분들에게 큰 참고가 될 것입니다. 왜냐면 필자가 운영한 것도 오프라인 기반 커뮤니티였기 때문이죠.


추리고 추렸지만 내용이 길어서, 목차 먼저 공개합니다. 1번 '진정성' 부분에서 공사 사진 폭탄에 유의하세요. 사진에서 거부감이 든다면, 휘리릭 내리시고 2번부터 보시면 돼요.



[ 목차 ]

1. 진정성

2. 홈페이지 만들기

3. 호스트가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4. 슬로건 - 핵심 문장이 있어야 한다.

5. 모임 내에서 호스트의 역할

6. 모두를 위한 모임이면 안 된다.

7. 모임은 정기적으로, 최소 3개월


국가 지원 사업 받는 것, 충성 고객 늘리기, 멤버들에게 기대감 심어주기, 멤버들끼리 교류하게 하는 시스템 만들기, 참여자에서 플랫폼 관리자 되기, 외부 투자 이야기, 마케팅 등에 대한 이야기는 커뮤니티 시작 단계를 넘어선 이야기라고 판단하여 다음 포스팅 때 차차 전해드리겠습니다..


https://youtu.be/cp_ewdnz3WQ




1. 진정성


어떠한 방식이든 해당 커뮤니티에 대해 가지고 있는 호스트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냥 말로 '저 진정성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오랜 기간 해당 커뮤니티 주제에 대한 관심, 꾸준한 포스팅, 혹은 어떤 행위를 오래 한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보면 한 번에 알아봅니다. 속일 수 없어요.


저 같은 경우는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40평 남짓한 오래된 주택을 1년 남짓 직접 공사를 했었습니다. 이 과정들을 사진으로 잘 남겨 놓고, 그 과정에서 했던 생각들과 같이 SNS에 적어 두었죠.



1. 마룻바닥 및 나무 벽 제거(1/10)

: 층고를 높이기 위해서, 그리고 노후화된 마룻바닥으로 찌그덩 소리가 났기 때문에 바닥을 조각조각 잘라 뜯어냈어요. 목수 친구가 있어서, 친구에게 우리 멋진 공간을 만들고 있다고 오랜만에 연락을 해서 도움을 구했습니다!


: 원래 가정집이어서, 벽면에도 나무판자가 붙어있었고 우리가 원하는 공간 인테리어랑 맞지 않는 모양이었어요. 우리는 노출 콘크리트 컨셉으로 공간을 계획 중이어서 다 뜯어냅니다.







2. 개방감을 위한 벽 허물기(2/10)

: 벽을 허무는 일은 저희가 임의로 할 수 없어서, 전문가분을 돈 주고 불렀어요. 하중을 받고 있는 벽을 허물면 큰일 나니까요! 벽을 허물고 나온 시멘트 덩어리들은 어느 정도 잘게 부숴서 바닥에 깔아줍니다. 바닥 시다지(시멘트랑 모레 섞어서 붓는 작업) 할 때 소모되는 시멘트의 양을 줄일 수 있어요.



After

벽 허물고 난 후



3. 마룻바닥 제거 한 곳에 시멘트 깔기(3/10)

: 평평한 시멘트 바닥을 만들기 위해, 그 위에다 시멘트와 모레를 붓고 섞어줍니다.





4. 시야기(평탄화) 및 에폭시 작업(4/10)

: 바닥 시멘트 굳은 뒤, 시야기(평평하게 덧바르는 작업)를 하고 며칠 뒤 에폭시 작업(바닥 코팅)을 해줍니다.




5. 천장 벽면 보수 : 주방 (5/10)

: 오래된 건물이라, 벽돌을 쌓아 올린 건물이었어요. 구멍이 송송 난 데가 있고 고르지 못해서 보수해 줍니다.



Before




After!!!



6. 1층 천장 방수처리(6/10)

: 1층 천장에서 누수가 발생하는 것을 알기에 2층 바닥도 방수 작업을 합니다. 여기 아래가 1층 '메인 룸'이거든요! 방수제를 바르기 전에 방수 효과가 잘 나게 하려고 이물질을 다 떼어내고 깨끗이 해줍니다.



After 짜잔




7. 큰 방 :메인 룸 (7/10)

: 오래된 건물이라 벽지가 5~6겹은 덕지덕지 붙어있었어요. 비싸고 소중한, 독소가 없는 <벤자민무어 페인트>를 깔끔히 칠하려면 모든 벽지를 다 벗겨내야 했답니다. 벽지가 아주 눌어붙어있어서 애먹었어요.





After 두둥!


벽지를 모두 제거하고,

페인트 작업까지 끝난 모습입니다.





8. 건물 외부(8/10)

: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텐데, 건물 외형이 너무 허름하고 칙칙하면 안 되겠죠? 페인트 도장 작업 전에, 기존 페인트칠된 부분에서 붕 떠있는 곳을 모두 떼어내 줍니다. 붕 뜬 부분 위에 새 페인트를 덧바르면 금방 땜빵이 생긴답니다. 면적이 워낙 넓고, 긁는데도 힘이 많이 들었어요.





전처리 끝난 후에

건물 외관 페인트 1차 도색합니다!!

건물 외관은 비교적 저렴한

<노루 페인트>로 갑니다.


9. 옥상 방수 및 도색(9/10)

: 2층은 공동대표 중 한 명이 사는 공간인데, 2층 천장 역시도 누수가 있었어요. 건물 측면 페인트 작업하는 김에, 지붕까지 방수 작업합니다. 방수하기 전에, 바닥 긁어내는 것도 많이 힘들어요..





10. 마당 잡초 및 정리 정돈(10/10)     


뚝딱뚝딱.

잡초들을 다 뽑고, 보루꾸(회색 큰 벽돌)로

깔끔하게 정돈합니다.

저땐 날씬하고 날렵하네요?




.

.

.


기. 나. 긴 1년. 간. 의. 공. 사. 끝!!!!



그리고 공간이 완성되고 서비스를 오픈했을 때, 이 서비스를 위해 '직접 공사'한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피드에 올려뒀었습니다. 실제로 첫 참여를 하시는 분들 중에 주인장이 직접 공사를 할 정도의 열의를 가지고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것에서, 이 커뮤니티를 오기로 결심했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직접 꾸밀 수 있는 자기 공간이 없다면, SNS 채널에 꾸준하게 활동해왔던 사진들을 쌓아두시면 진정성을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추가로, SNS에 활동사진을 올리실 때도 사진 아래 들어가는 글에, 이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이유믿고 있는 것에 대해서 진솔하고 담백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써주시면 결국 그 포스팅을 보고, 참여 문의가 올 겁니다. 핵심은 진정성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당시 필자가 함께 운영했던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wecontextyou/




완성 후 모습


1. 외부부터

출입구

왼쪽 집이 저희 공간입니다!




2. 내부 공간

작은 거실

(시멘트 바닥에 깔았던 그곳!)



3. 메인 룸(큰 방)

벽지를 엄청나게 뜯어내고,

천장 층고를 높이기 위해

천장을 부쉈죠.









4. 두 번째 방

나중에 모임이 커지면서

여기서도 동시에 모임이 진행되었죠!



5. 기타


- Bar

- 사무실

- 벽에 걸려있던 우리들의 슬로건

- 사업자 등록

- 모임 사진



"먹고사는 문제에 나의 인생이

잡아먹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함께 해내요.'


그 이외에도

화장실, 사무실이 있는데

제대로 된 사진이 없네요 ㅎㅎ..





.

.

.


사진 폭격은 여기서 끝입니다.

이제 안심하세요



2. 홈페이지 만들기


저희 같은 경우는 처음에는 윅스 -> 크리에이터링크 -> 고도몰을 거쳐 4년간 홈페이지가 있었습니다. 당시 부산 동종업계에서는 홈페이지를 가진 곳은 소수였고, 대부분 블로그나 인스타를 통해서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물론 홈페이지가 없더라도 블로그나 인스타를 통해서도 커뮤니티 운영이 가능하고, 네이버 파워링크와 같은 검색광고에 노출이 될 수 있지만 '신뢰도'나 '체계성'에서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는 커뮤니티가 더 선택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홈페이지를 만든 경험이 없더라도, 위에서 말씀드린 윅스나 크리에이터링크 같은 경우는 개발자적 지식이 없더라도 누구나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게 시스템이 잘 되어 있습니다. 포토샾으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면 활용의 폭이 더 높고요.


홈페이지가 있으면 좋은 점을 나열해 보면


1. 신뢰도와 체계가 생긴다.
2. 서비스 이용 신청 및 결제 자동화.
3. 감상문 제출, 이벤트 참여 등 멤버들 간의 소통이 활성화된다.
4. 후에 페이스북, 인스타, 구글(Youtube) 유료 마케팅 툴을 사용할 때, 광고 성과 측정이 가능하고 좀 더 뾰족하고 효과적인 광고를 할 수 있다.
5. 좀 더 원하는 방식으로 시각화된 소개를 할 수 있다.



초기 2017~2018

: '윅스' (운영 초기, 디자이너가 없을 때)

https://heretodayhap.wixsite.com/website-8




중기 2018~2020

: '크리에이터링크' (디자이너 분이 있을 때, 코딩 없이 포토샾과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자체 기능들로만 만들었습니다.)

http://wecontextyoutest1.creatorlink.net/




 후기 2020~2021

: 고도몰(개발자적 지식들을 좀 더 활용해서 원하는 방식으로 만든 홈페이지)

http://wecontextyou1.godomall.com/




3. 호스트가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모두 결국 주인장이 선하고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단순히 사람들을 모아 돈을 벌어 보겠다거나, 1번에서 말한 진정성 없이 영혼 없는 포스팅과 형식적인 운영으로 이어가는 커뮤니티는 차별성이 없다. 참여자가 오면 다행이지만, 온다고 해도 금방 떠나간다. 주인장이 진정성 있고 선한 의도와, 열의를 가지고 있다면 그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게 그 커뮤니티의 매력 요소가 되기도 하고, 비슷한 선한 영향력과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다. 유유상종, 끼리끼리 놀게 된다.


실제로 커뮤니티 사업 3년 차 이후엔 멤버들이 100명이 넘게 되고,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으로 멤버들끼리 서로 만나게 됐을 때 공통적으로 하는 말들이 있었다. "이 공간에는 좋은 사람들만 오게 되는 건지, 오면 좋은 사람이 되는 건지 신기하게 다 좋은 사람들밖에 없는 것 같다"


좋은 주인장이 있으면, 그와 비슷한 좋은 사람들이 모인다.



4. 뚜렷한 방향성 : 슬로건, 핵심 문장


Sideproject.co.kr - '다능인을 위한 커뮤니티'
트레바리 - '읽고, 쓰고, 대화하고 친해져요!'
에어비앤비 -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와 같이 해당 서비스가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잘 느껴지는 문장이 있으면 '여기가 뭐 하는 곳이에요?'라는 의문이 쉽게 사라진다. 그리고 슬로건이 의미하는 바가 조금은 추상적이더라도, 늘상 노출시키면서 뒷받침해주는 콘텐츠들을 만들고 진행하다 보면 어느 순간 처음 오는 참여자들도 이 공간이 어떤 공간인지 자연스레 바로 이해한다.


1. 슬로건
+
2. 받쳐 주는 컨텐츠
+
3. 충성 고객
=
브랜딩



해당 커뮤니티의 슬로건이 더 명확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슬로건이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커뮤니티가 성장한다.


내가 운영하던 커뮤니티는 '먹고사는 문제에 나의 인생이 잡아먹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함께 해내요."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었다. 해당 핵심 문장들을 토대로 많은 프로그램들을 연계해서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는 <삶은 책 읽는 것 그 이상입니다><먹고사는 문제 그 너머의 이야기, 컨텍스트> 이런 핵심 문장들을 많이 내걸었었다.


그리고 항상 모임 시작 전에 우리들의 방향성을 담은 규칙들을 다 같이 한 소리로 읽게 했다.



1. 나이나 지위, 학벌과 관계없이 모두 서로에게 ‘님’ 자를 붙이고 존대할 거예요.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 우리, 다르다는 말 뒤에 숨지 말아요. 저와는 다르네요, 하고 말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고 믿습니다.

3. 어떤 열띤 이야기를 하더라도 우리의 목적은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결국 더 나은 ‘나’가 되는 것이라면 좋겠습니다.



5. 모임에서 주인장의 역할


초기에는 규모가 작아서, 모든 모임에 주인장이 들어가게 된다. 이때 주인장이 일방적인 강연처럼 지식을 쏟아 낸다든지, 어느 한쪽의 의견에만 무게를 실어서 이야기하면 안 된다. 또 한쪽에만 치우친 이야기 흐름을 방관하고 있으면 안 된다.



1. 지식만 쏟아내지 않는다.

: 책의 줄거리, 분석, 책 내용 요약으로만 가득 찬 모임은 실패한 모임이다.


주식, 경제와 같이 책의 주제에 따라 양상이 조금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객관적인 사실만으로 이야기가 가득 찼다면 그 모임은 아쉬운 모임이다. 책에 대한 주관적인 감상, 나의 경험, 내가 책 내용과 관련해서 현실에서 느끼는 점 등 좀 더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인장이 모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불쏘시개' 역할을 잘해주면 좋다.


책을 읽고 떠오른 나의 주관적인 감정, 관련된 진솔한 경험담 등을 용기 내어 담백하게 먼저 말을 하게 되면, 뒤따라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거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자연히 생긴다.



2. 한쪽 이야기만 하지 않는다.

: 대화의 흐름을 환기시킬 수 있어야 한다


한 방향의 이야기만 하다 보면 처음에는 재밌다가도 지루할 수도 있고 새롭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적정 시간 이상 그쪽 방면으로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참여자들도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 주인장은, 개인적인 주장은 왼쪽이 아니더라도, 오른쪽으로만 이야기가 쏠리고 있으면 왼쪽에서의 이야기를 하면서 대화의 흐름을 환기시킬 수 있어야 한다



3. 혼자 길게 이야기하시는 분들을 중재한다.

: 주인장은 이 역할이 필요할 때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여러 명 앞에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길을 잃고 중언부언 길게 늘려서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꼭 있다. 이야기를 계속하시는데 이야기를 끊는다는 게 정말 쉽지 않다.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끊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하지만 주인장은 이 역할이 필요할 때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일반 참여자 멤버가 중재하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그냥 일개 참여자인 한 사람이, 모임을 조율하려고 한다는 게 상황상 쉽지도 않고, 스스로도 내가 이런 역할을 해도 되나? 하는 의문이 계속 들것이다. 하지만 호스트는 그런 역할을 해도 되는 사람이고, 그런 역할을 해도 이상하게 볼 사람은 없다. 호스트는 총대를 메야한다. 그리고 충분히 부드럽게 이야기를 중재할 수 있다.



4. 왜 그렇게 생각하시게 됐는지 그 배경 경험에 대해 깊게 질문할 줄 알아야 한다.

- 시시비비를 따지려고 묻는 게 아니라, 생각이 다른 사람을 다른 참여자들이 이해하기 위한 첫 번째 단추이다.


보통 A라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으면, 그런 의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기 마련이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우러나온 호불호가 있다는 말이다. 이런 개인적인 경험에 대해 진중하게 묻고, 진심으로 경청을 한다면 나랑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자연히 이해가 '되어' 진다. 이 묻고 답하는 과정을 제3자들인 다른 참여자들이 들으면서, 그들 역시도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생각이 넓어지게 된다. 이게 모임의 만족도와도 연결된다.



5. 제일 중요한, 충-조-평-판을 하지 않는다.(충고, 조언, 평가, 판단)

: 충조평판은 사람의 입을 닫게 한다.


누군가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데 반응이 - 나이가 어려서, 사회생활을 아직 많이 안 해봐서 그런 것 같다. -는 식의 반응(판단, 평가)을 한다면 대화는 더 이어지기가 어려울 것이다. 평가, 판단 대신에 그 이야기를 듣고, 그 당시 구체적인 상황을 묻거나, 그때 마음이 어땠는지를 물으면서 좀 더 상대방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어 나가다 보면 자연히 대화는 깊어진다. 다시 반복하지만, 이해는 하는 게 아니라 '되어'지는 것이다.



6. 모두를 위한 모임을 운영하면 안 된다 : 필터링


서비스에 대한 진입장벽을 만들어서 아무나 쉽게 들어올 수 있는 커뮤니티가 되면 안 된다. 진정성 있고 진짜 이 커뮤니티의 의도와 방향에 공감하는 멤버를 받아야 한다. 필자가 운영한 커뮤니티는 아래와 같은 진입장벽(필터)이 있었다.



- 높은 참여비

: 커뮤니티, 모임에 대한 경험도 전무하고, 내공도 없는데 바로 높은 참여비를 책정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 구력이 생기고 체계가 갖춰지고, 충성고객들이 생겼으면 용기를 내서 서비스 가격을 올려야 한다. (용기를 내라는 이유는, 분명 인상된 가격으로 이탈하는 멤버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에 대한 가치는 스스로가 매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가격이 높아질수록, 잠재적 참여자들의 수는 줄어들겠지만 그 높아진 가격만큼 이 서비스에 깊게 공감하고, 진정성이 있는, 물 흐리지 않는 멤버들이 남는다. 커뮤니티는 1명의 주인장보다 나머지 8~9명의 멤버가 퀄리티를 좌우하는 게 맞다. 그리고 참여비를 높이면, 운영하는 입장에서 더더욱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없는 창의력, 노력까지 만들어내면서 서비스를 개선한다.


필자의 커뮤니티는 한 달에 만 원꼴(3개월 한 시즌 3만 원)로 시작해서, 결국에는 가장 멤버가 많았을 때는 한 달에 5만 원(4개월 1 시즌에 20만 원)의 멤버십 비용을 받았다. 더 비싼 비용의 모임도 존재했다.



- 감상문 400자

: 참여비를 내도, 감상문 400자를 채우지 않으면 모임에 참여할 수 없다.


모임의 질을 높이기 위해 참여들 개개인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형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 감상문이 있으면, 감상문을 쓰기 위해서라도 책을 다 읽어 오신다. (물론 반만 읽고 감상문을 쓸 수 있지만, 아예 안 읽고 오는 경우는 없다. ) 정리된 생각으로 모임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 그리고 오기 전에 다른 참여자분들은 감상문을 어떻게 썼는지 엿볼 수 있고, 또 상대방 감상문에 미리 댓글로 질문을 남겨놓는 문화를 장착할 수 있다. 이게 좋은 게, 감상문 읽었을 때는 질문할 게 떠올랐는데 막상 모임 당일 현장에서 만나면 그 질문들이 떠오르지 않을 수가 있는데 댓글로 남겨 놓으면 잊을 일이 없다.



- 지각

: 감상문 제출, 모임 참여 단 1분이라도 늦어도 참여 불가.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필터링, 완고한 규칙이 있어야 모임의 질이 올라간다. 오후 2시에 시작하는 모임인데, 대부분이 10분, 20분, 25분 각자 다른 시간에 도착한다면 미리 모임을 시작한다고 해도 모임에 대한 몰입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첫 모임 같은 경우는 더더욱. 늦게 온 사람은 자기소개나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을 건너뛴 것이라서 서로가 서로에 데면데면한 관계에서는 편안한 대화를 주고받기가 힘들다.



7. 한 달에 1번, 3개월 이상의 정규 모임이 기본

: 같은 무리의 사람들끼리 최소 3개월 이상 묶어 두어야 한다.


1회 성 모임으로는 깊이 있고, 만족도 높은 모임을 끌어내기는 어렵다. 물론 멤버들 간의 합이 잘 맞으면 처음 만나서 3시간 동안의 대화에서 깊고 유의미한 대화를 할 수 있지만, 첫 모임보다는 두 번째 모임, 그리고 세 번째 모임 순으로 만족도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3개월 동안 같은 멤버들을 보면서, 공통의 콘텐츠(선정 도서)와 함께 나눈 이야기 소재가 쌓이다 보면 갈수록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다. 평소 바깥에서라면 하지 못하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평소 자신이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또 나누다 보면 새삼 새롭게 깨닫게 되는 것들이 많다. 이것이 모임의 만족도와도 이어진다. 새로운 사람, 새로운 경험, 새로운 시각.


필자의 커뮤니티 경우 4개월로 정규 모임을 했는데, 마지막 개월쯤 되면 벌써 모임 한 번 밖에 안 남았다고 하면서 다들 아쉬워한다. 그래서 자연스레 번개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서로의 마음에 빗장이 풀린 편안한 상태에서의(물론 존중을 바탕으로) 모임은 정말 생각지도 않은 깊이까지 이야기를 나누게 한다.



.

.

.


[ 에필로그 ]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의식의 흐름대로 빠르고 거친 글만 적다가, 나름대로 구성도 짜 보고 고민하면서, 몇 안될 독자들을 생각하며 정성 들여 써봤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읽고 드신 생각, 궁금한 점,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으면 편하게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부로 좀 더 구체적인 노하우나 커뮤니티 초기가 아닌 중반부에서 겪었던 이야기들도 준비해보겠습니다. 많은 관심은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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