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좋은 생각이 나면 기록을 해두려는 성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기록에 그리 능하지는 않으나, 좋은 생각은 한 줌 연기와 같이 흔적도 남기지 않았던 경우가 더럿 있어서 아쉬울 때가 많았습니다.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사실 저는 달리기를 잘 못합니다. 100미터 달리기 하면 헐떡대는 평범한 현대인이었는데요. 그런 제가 요즘 달리기에 재미를 붙여 뛰고 있습니다. 제가 주로 뛰는 코스는 양화대교를 편도로 뛰는 코스인데, 사실 양화대교 편도 코스를 한 번도 쉬지 않고 뛰게 된 게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왕복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한번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왕복 달리기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뛰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1. 불가능했던 것에 용기를 내는 순간, 진정한 목표가 된다.
솔직하게 저는 보통 목표를 세울 때, 막연히 저 미래 어딘가에 있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세우곤 합니다. 아마 지금보다 잘 되어 있는 나를 원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때, 어느샌가 이걸 왜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마도 목표를 세운 이유가 '목표를 이룬 나'를 원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짐작하셨다시피 대개 그런 목표는 달성하지 못합니다.
용기를 내야 하는 행동이라는 건 그만큼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이고, 무모한 짓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는 반증을 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에 용기를 냈다는 건 그 자체가 변하지 않는 목표가 될 것이고, 그것을 진정으로 이룰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마디로, 진정한(용기 있는) 목표를 세우는 것은 목표 달성의 가장 큰 축을 이룬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입니다.
2.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릴 필요도 없다.
달리기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저도 다 아는 건 아니지만, 동일한 발자국을 남기는 것에서 시작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은 같은 탬포, 발눌림, 호흡이 포함되는데요. 잡념은 없애고, 같은 발자국을 내기 위한 순수한 집중이 그와 같은 행동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즉, 앞으로 잘 간다는 건 너무 빠를 것도, 느릴 것도 없이 꾸준한 마음으로, 온 집중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달리기를 하면서 작금의 제 상황을 비교해 봤습니다. 많은 용기를 내어야 할 시기이고, 목표를 세웠으면 달성을 해야만 하는 책임이 있다는 생각 역시 들었습니다. 여태 불가능했던 왕복 달리기를 성공한 기념으로, 또 다른 무모한 달리기를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마음가짐을 이 글에 새겨봅니다.
(짐 채널 마지막 인증을 기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