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괜찮아, 나를 위한 글쓰기
요즘 내내 글을 쓰고 싶었다. 아니 브런치 작가가 되기 이 전부터.제안서 마감일이 임박해 야근을 하던 때도, 도서관 구석을 찾아들던 취준생 시절에도, 학보를 만들며 꾸벅대던 그 순간에도, 어린 시절 일나간 엄마 아빠를 기다리며 전집을 읽던 때에도. 기역 니은을 겨우 떼는 그 때에서도 나는 글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브런치 작가가 됐다는 메일을 받고, 나는 허겁지겁 글들을 올렸다.
뭔가 완성된 걸작이라도 세상에 내놓아야 한다는 영문없는 책임감에 조급해하면서.
내 인생의 최대 사건인 결혼 출산 육아 이야기를 일대기 처럼 써내려갔다.
나름 지나온 과거는 더듬거리며 이야기를 해냈는데, 회사 복귀 후 워킹맘이 된 나의 오늘은 영 횡설수설했다.
나의 지금은 정제되지 않고, 마무리 되지 않은 감정들에 늘 혼란하여 글로 정착하지 못하였다.
좋은 감정보다는 슬프고 화가 치밀고 서러운 감정의 시간을 남기기 싫었는지도 모른다.
누가 보라고가 아니라 나는 글을 써야하겠다.
온 종일 입을 닫고 남들 듣기 좋은 말들만 하는 일상에 내가 누군지 모를 지경이다.
초겨울 바람에 정신없이 흩날리는 낙엽들처럼 도무지 혼란한 생각들을 내려 앉혀야 겠다.
그래서 나는 셀프 테라피 차원에서 두서없이 글을 써내려가기로 한다.
부디 나의 이 글이 방향을 잡고 흐르게 될 날이 있기를.
그 날을 위하여 일단 봇물을 터 보려는 것이다. 두서없지만 그래도 괜찮다. 시작이 반이라지 않은가.
나는 오늘 드디어 두서없는 글을 썼다. 잘했어! 나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