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1시 16분, 사무실 들어가기 싫다

점심시간 23층 계단 오르기 & 도서관에 숨어들기

by 어머나

나는 머리 속이 복잡하다.

지난 과오들을 떨치지 못했고 다가올 실수들이 두렵다. 자그마치 금요일 점심인데도 나는 마음을 저당잡힌 사람마냥 자유롭지 못하다.


한용운은 복종을 사랑한다 했지만 내게는 그런 낭만의 여유가 없다.


아, 내게 쥐어진 5분의 시간이 있구나.

이 시간이 다하면 헐레벌떡 회사 엘베를 잡겠지마는 나는 오랫만에 글을 마주하고 있지 아니한가


하루 24시간 중 내가 풀어낼 수 있는 시간은 찰나에 그친다.


나의 시어머니의 시절처럼 부지런하다연 나의 일상이 좀 나아졌으려나.

나는 요즘 걸음을 조금만 빨리 걸어도 금방 숨이 찬다.


지방간 진단을 받고 6개월 내 7키로 감량을 선고받았고 욕심껏 10키로 감량을 다짐했다.


노상 있었던 다짐이지만 이번엔 점심시간 짬을 내어 23층을 계단으로 오르고 있으니 그 숱한 다짐과는 다르고, 그리하여 감량의 성과가 있길 기대한다.

내가 존경하는 사진작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은 노년에 이렇게 말했다.


나는 평생 결정적인 순간을 찾아 헤맸는데 돌아보니 그 모든 순간이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그래서 이 귀한 시간 슬프지만은 외롭지만은 않으려고 한다. 나의 지금과 오늘을 지나가는 세월이 아닌 온전한 나의 시간으로 귀하게 여기고 싶다.


미래의 꿈을 위해 내 아이들과 가족의 언젠가를 위해 나는 오늘도 출근을 한다. 푼돈이지만 아끼고, 한 걸음 더 걷고 그렇게 귀하게 나의 오늘을 쌓아나가자.

기왕이면 즐겁게 (금요일에는 아니 즐거울리가 없다) 주변을 관찰하자. 작지만 소중한 것들로부터 커다란 즐거움을 발견하는 오늘이 되어라♡♡

도서관은 내게 옷장 같다. 여기 숨어 있으면 갖은 공상들을 하고 있어도 아무도 나를 못 찾을 것 같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근처에 찾을 수 있는 도서관이 있어 좋다. 금요일엔 다 좋다. 키득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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