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SONG Jan 25. 2022

회사 다니면서 내가 는 건 2

돌이켜보니 말이지, 직장생활은 한 글자의 단어로 정의되더라,

내가 정말 좋아하는 회사 동료가 있었다. 그 친구는 성격도 좋고, 얼굴도 예뻐서 회사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업무 능력은 뭐 말할 것도 없이 뛰어났던 동료와 나는 업무가 바쁜 탓도 있지만, 층수가 달라서 같은 직장을 다니고 있어도 메신저로 대화하면서 만나자고 약속을 할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사무실이 떠들썩했고 이야기의 중심엔 그 동료가 있었다.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천천히 축적해 나갔던 살과의 작별을 고하고 날씬한 몸으로 대변신했기 때문이었다. 소식을 듣고 한참 후 복도에서 그 동료를 마주친 순간 자연스럽게 내 고개는 밑으로 향해졌다. 다행히 살짝 숙여도 신고 있던 신발은 보였다.


입사한 날과 현재를 비교하면 몸무게의 앞자리가 변했다. 물론 두 번째 자리도 변했다. 나뿐만 아니라 연차가 있는 직장인이라면 모두가 경험하는 변화, 그 진귀한 경험을 나도 했다. 그러나 회사 다니면서 늘어난 살은 그 이유가 분명하다. 치열한 현장에서 성과를 내느라 전화통을 붙들고 씨름을 하고 있노라면 정확히 한 시간 뒤 입에선 단내가 나고, 야속한 오장육부는 어서 몸속으로 당을 집어넣으라고 아우성친다. 그렇게 소리를 내는 나의 소중한 몸에 간식을 주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 퇴근하면 맥주 한 캔과 야식 포상은 꼭 필요하다고 선배들에게 배웠다.


그래, 다 핑계다. 오지고 지리는 자기 합리화일 뿐, 나는 게을렀기 때문에 살이 찌고야 말았다. 하지만 동료에게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 직장인으로서 한 점 부끄럼 없는 살이라고! 단, 동료의 변신은 아주 부럽다.


올해는 꼭 퇴근하고 운동할거야! (헬스 등록증 어디 있는지 모르는 1인)

오늘까지만 먹을게….

야근 전에 저녁은 간단하게 먹을까? (라고 했던 말은 안드로메다로)

당 떨어지면 죽는거라고 배웠습니다.

살도 찌고 나이도 먹고 이중고 염병

네..? 맥주를 끊으라고요?! (청천벽력) 

그래. 새 옷 사려고 돈 버는 거지~ (고작 두 달 사이에 맞는 옷이 없다고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회사 다니면서 내가 는 건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