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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오미 Feb 29. 2024

[안나]기회를 노리지 말고 차라리 행운을 믿지 그랬어.

안나 감독판을 최근에 다시 봤다.


가난한 시장골목 양복점집 딸로 태어났지만,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던 유미.


고3때 학교 음악선생님과 연애를 하다 발각되어, 수능을 얼마 앞두고 서울로 혼자 하숙집에 들어가 전학해야 했다.


그렇게 대학은 떨어지고, 어쩌다보니 가짜 대학생 신분이 되어 하숙집 사람들은 대학생인줄 알게 되고, 재수에도 실패한다.


가짜 대학생의 신분으로 사귀게 된 부잣집 남자친구와 미국 유학까지 준비했지만, 출국직전 밝혀져 공항에서 헤어지게 되고, 생계를 위해 마레 미술관에 취업을 하며 부잣집 딸인 현주(영어이름:안나)를 만나게 된다.


그렇게 미술관과 현주의 시중을 들던 어느날, 현주의 여권과 해외 학력 증명서를 가지고 도망간다.


그리고 이름을 이안나로 개명, 정말 현주처럼 살아보기로 한 유미.


현주의 해외 학위증명서로 미술 입시학원들을 돌며 귓동냥한 이야기로 입시 학원에 강사로 취업을 하고, 대학 교수자리에까지 가게 되어, 정치적 야망이 있는 사업가와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같은 아파트에서 진짜 현주(안나)를 다시 만나게 되고, 현주(안나)는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유미를 협박한다.


그렇게 거짓으로 승승장구하던 유미의 삶은 다시 불안속으로 곤두박질친다.



유미가 입시학원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 학생에게 상담하면서 했던 이야기가 있다.


내가 불행하면
자꾸 타인에게 관심이 생긴다?
나도 옛날엔 남들때문에 불행했는데,
이제는 기회를 노리지,
행운을 믿진 않아.
남 생각하지마,
오직 너만 생각해.


차라리 유미가 행운을 믿고 기회를 노리지 않았으면, 그렇게 가짜의 삶을 계속 살아가지 않았을 텐데.


아무리 떼를 써도 유미의 아빠가 없는 살림에 그렇게 모든걸 지원해 주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유미가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대학합격했다고 처음에 거짓말하지만 않았어도 좋았을텐데.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서로 너무 기대하지 말고, 서로 너무 애쓰지 말자.


서로 감당 가능한 만큼을 알고, 그렇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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