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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옴짝 Nov 24. 2024

#2 회사 몰래 회식

이 회사는 회식이 없는 회사였기 때문이였다.

어제 주임과 그렇게 헤어지고 난 후,,

첫 날부터 안 좋은 소리를 들으니까 뭔가 생각이 많아졌었다.

그래서.. 출근할 지 말 지를 고민 하다가

그래도 하루가지고 판단하기엔 좀 이르다고 생각해 일단 출근은 하기로 결정!

필요한 개인 장비는 따로 지원을 안 해주는 회사라고 들어서

전 회사 때 섰었던 개인장비를 챙겨서 출근을 했다. (주임과 팀장님은 이미 개인장비 사용 중이셨다)

출근 이틀 째, 우리 팀 단체방에서 팀장님이 나 온 기념으로 이번주에 회식 하자고 말씀하셨다.

(우리 마케팅 팀은 총 4명으로 나와 여주임, 남주임, 팀장님 이렇게다)

언제 할지 의논하다가 말 나온 김에 당일로 정해버렸다ㅋㅋㅋ

참고로 이 회사는 의외?인 게 회식이 전혀 없다고 했다. 오히려 금지!

그래서 회식 해도 몰래해야 한다고.. 해도 꼭, 무조건 비밀을 지켜야 한다고 하셨다.

그렇게 입사 이틀만에 회식을 가지게 되었고

1차는 치맥, 2차는 나보고 이자카야or노래방 중에 고르라고 하셔서

팀장님이 노래를 잘 부르신다고 주임님이 말해준 게 기억이 나서

노래도 들을 겸 노래방으로 선택해서 갔었다.

회식 자리에선 팀장님의 인생사를 많이 들을 수 있는 자리였어서 뭔가 인생공부를 한, 뜻깊은 시간이였었다.

팀장님께서 앞으로의 꿈과 계획을 말씀하실 때 너무 멋있는 분이라 생각했고

앞으로 회사 다니면서 많이 배울 수 있겠다 싶었지만.. 아쉽게도 팀장님은 퇴사를 앞두고 계셨다..

그리고 팀장님이 이 회사의 단점들을 이래저래 말씀해주시고 주임님도 오래 다닐 생각 없다고 그러시니

더더 다니기가 싫어졌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저도 이번주 아니면 다음주까지 다닐 생각이다" 라고 말해버렸다.. 

사실 팀장님도 올 해 5월쯤인가 입사하시다 퇴사를 하시게 되신건데

성과를 충분히 달성하고 매번 야근을 지향했던 사내 분위기와 대표가 직원을 대하는 태도 등을 바꾸려고 애를 엄청 쓰셨다던데.. (그나마 노력해서 이 정도까지 바꾸심) 그 전 팀장은 일이 있건 없건 무조건 늦게 까지 남아야 했었다고 1년 넘게 다니신 주임님이 말씀하셨었다.. 참고로 오래 다니신 주임님은 여태까지 총 12명을 떠나보내셨다고.. 이 회사의 퇴사율, 특히 이 마케팅 팀의 퇴사율은 어마어마 했었다.. 1년 넘게 다니신 주임님이 아마 3번째로 근속 연수가 높은 직원이라 했었나? 무튼 전반적으로 오래 다닌 직원이 별로 없는 회사였다. (회사는 5년차 스타트업)

참고로 팀장님은 회사를 그냥 나가시는 게 아니였다.

자기 사업을 준비중이셨고 주식으로 몇 배나 돈을 버셨고 사업 이후의 계획들도 차근차근 준비중이신 분이셨다. 얘길 들어보면 정말 치열하고 열심히 하셨구나란 생각이 드는 분이셨다.

듣는 도중 내가 "귀인을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란 질문을 드린 적이 있었는데

팀장님께선 "귀인을 만나는 오로지 행운이다. 하지만 내가 준비가 되어있어야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답하셨던 기억이 난다. 

맞다.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자에게 귀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는 커녕, 와도 지나치기 쉽상일 거다.

행운 + 노력 = 준비되어 있는 자가 되어 있자!


자정을 넘겨 2차를 끝마치고 팀장님께서 택시를 불러주셔서 각자 집으로 해산했다.

사실 2차까지 할 줄도 몰랐고 한다 해도 12시 전엔 끝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길어져서 너무 피곤했지만..

그래도 재밌는 회식이였었다! (하지만 또 한다고 하면 글쎄... 참고로 난 술도 못하고 해서 회식을 별로 선호하진 않는다ㅠㅠ)

이 날 주임님은 집에 가자마자 기절하셨다고.. 집에서 가까운 게 여러모로 또 좋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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