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재택근무 시대, 왜 다시 '판교'인가?

도시 기능, 상권의 변화

지난 2편에서 우리는 "재택근무와 주 4일제가 사람들을 서울 밖으로 흩어놓고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론대로라면 서울 도심은 텅 비고 임대료는 떨어져야 맞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왜 판교와 강남 테헤란로의 오피스 임대료는 여전히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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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Zoom)으로 회의하면 되는데, 왜 기업들은 기어코 비싼 땅에 사옥을 짓는 걸까요? 안녕하세요. 상권전략 컨설턴트 권영산 박사입니다. 오늘은 도시 변화의 30년 논쟁 중, 분산화에 맞서는 강력한 반론인 집중화(Centralization)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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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Zoom)이 알려주지 않는 것들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면 모든 것이 분산될 것 같지만, 현실은 정반대의 현상도 만들어냅니다. 바로 '혁신의 쏠림' 현상입니다. 하버드 대학의 에드워드 글레이저(Edward Glaeser) 교수는 그의 명저 『도시의 승리』에서 아주 흥미로운 통찰을 제시했습니다.


"정보화 시대일수록 역설적으로, 인재들이 한곳에 모여 얼굴을 맞대는 '장소의 힘'이 더 중요해진다." 이메일과 화상회의로 '정보'는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엉뚱한 아이디어, 미묘한 눈빛 교환, 복도에서 마주치다 생기는 '혁신의 불꽃'은 오직 대면 접촉(Face-to-Face)을 통해서만 일어납니다. 이것이 바로 IT 기업들이 재택근무 시스템을 완벽히 갖추고도, 직원들을 다시 사무실로 불러들이는 진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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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테크노밸리가 증명한 '집적의 힘'

이 이론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대한민국 '판교'입니다. 네이버, 카카오, NC소프트 등 국내 최고의 IT·게임·바이오 기업들이 약속이나 한 듯 판교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흩어지면 임대료도 아끼고 좋을 텐데 왜 굳이 모였을까요? 학술적으로 이를 집적 이익(Agglomeration Benefits)이라고 부릅니다.


비슷한 업종끼리 모여 있으면 인재를 구하기 쉽고, 기술 트렌드를 빠르게 공유하며, 경쟁과 협력을 통해 폭발적인 시너지가 발생합니다. "판교에 가야 개발자를 구한다", "강남에 사무실이 있어야 투자를 받는다"라는 말은 단순한 허세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비즈니스 생태계가 그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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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읽어야 할 '돈의 흐름'

자, 여기서 우리는 혼란에 빠집니다.

2편: 재택근무와 주 4일제로 사람들은 '집(교외)'으로 흩어진다. (주거지 상권 부상)

3편: 혁신과 비즈니스를 위해 기업은 '도심(핵심지)'으로 뭉친다. (오피스 상권 건재)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까요? 도심은 망하는 걸까요, 흥하는 걸까요? 내 가게는 어디에 차려야 할까요? 중요한 건, 이 두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누군가는 쾌적한 삶을 찾아 떠나고, 누군가는 성공의 기회를 잡기 위해 더 치열하게 모여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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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예고: 다핵(多核) 도시, 진짜 상권은 어디?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요? 도시는 단순히 해체되지도, 무작정 집중되지도 않습니다. 대신 전혀 새로운 형태, 즉 '여러 개의 심장을 가진 도시'로 진화합니다. 대망의 마지막 회에서는 이 모든 논쟁을 정리하며, [4편. '다핵 도시'의 탄생: 돈이 고이는 3가지 거점]을 공개합니다.


권영산 박사가 37년 경험으로 찍어드리는 '미래 유망 상권의 조건'이 궁금하시다면, 놓치지 말고 [구독] 하십시오. "그래서 판교입니까, 신도시입니까?" 헷갈리는 상권 흐름 속에서 확실한 투자와 창업의 나침반이 필요하시다면 연락 주십시오.


전략 컨설턴트 권영산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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