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의 역설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그리고 컨설팅 현장에서 의뢰인들에게 내가 지난 37년 동안 앵무새처럼 반복해 온 말이다. 상권은 태어나고, 성장하고, 쇠퇴하고, 다시 태어난다. 지금 대한민국 상권 지도에서 가장 격렬한 '재탄생의 진통'을 겪고 있는 곳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주유소를 지목한다.
한때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대로변의 제왕처럼 군림하던 주유소들이 사라지고 있다. 2010년 무렵 1만 3,000여 개에 달했던 전국 주유소는 2026년 1월 현재 약 1만 500개 미만으로 쪼그라들었다. 불과 반년 전인 2025년 6월만 해도 10,528개였으나, 그새 또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향후 3~4년 내에 심리적 마지노선인 '1만 개 선'이 붕괴될 것으로 예측한다. 심지어 2040년에는 현재의 약 74%가 사라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도대체 왜일까? 단순히 경기가 나빠서일까?
첫째, 수익성의 처참한 몰락이다. "기름 넣으면 휴지 주고 생수 주던 시절"은 끝났다. 알뜰주유소의 등장과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의 치열한 점유율 전쟁(2024년 기준 SK 26.3%, 현대 21.6%) 속에서 주유소 영업이익률은 1% 남짓에 불과하다.
둘째, 모빌리티의 혁명이다. 전기차(EV)와 수소차가 도로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밥 먹는 입(내연기관차)이 줄어드는데 식당(주유소)이 버틸 재간이 없다.
셋째, 좀비 주유소의 딜레마다. 문을 닫고 싶어도 못 닫는다. 폐업하려면 토양 정화 비용만 억 단위가 든다.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흉물처럼 방치되는 곳이 늘어난다.
하지만 나는 역설적이게도 이 '몰락'의 현장에서 엄청난 기회를 본다. 주유소가 있던 땅을 복기해 보라. 그곳은 도시 계획상 가장 완벽한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차량 진입이 매끄럽고, 멀리서도 눈에 띄는 코너 자리이며, 행정적으로 도로 점용 허가까지 완비된 땅이다.
주유소라는 껍데기가 사라진 자리에 드러난 이 '노른자 땅'. 이것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는 것은, 안목 있는 디벨로퍼와 상권 분석가들에게는 다시 없을 기회다. 앓던 이가 빠진 자리에 새살이 돋듯, 이제 그 땅에는 기름 냄새 대신 돈 냄새가 나기 시작할 것이다.
"오늘 퇴근길, 무심코 지나쳤던 그 낡은 주유소가 미래의 100억 원짜리 랜드마크로 보이는 순간, 당신의 투자는 시작된다. 혹시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37년 차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은 편하게 의견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