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점포는 감이 아니라 과학이다
내가 만난 예비창업자 열 명 중 일곱 명.
그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대뜸 이렇게 묻습니다.
"교수님, 요즘 뭐가 뜹니까? 뭐 하면 대박 날까요?"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는 37년 전, 처음 부동산중개업을 시작했을 때의 제 모습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때의 저 역시 '대박 아이템'이 어딘가에 마법처럼 숨겨져 있고, 남들보다 빠른 '감(感)'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철석같이 믿었으니까요.
하지만 지난 세월 동안 2,500회 이상의 상권분석과 1,000회 이상의 점포개발을 수행하며, 창업 현장의 최전선에서 뼈저리게 깨달은 진리는 단 하나입니다.
'모든 곳에서, 영원히 통하는 절대적인 대박 아이템은 없다'라는 것입니다. 성공적인 점포개발은 뜬구름 잡는 '감'이 아니라, 철저한 '과학'입니다.
자꾸만 '뜨는 아이템'을 찾아 헤매는 이유
절대적인 대박 아이템이 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사람들은 왜 끊임없이 유행을 좇을까요?
심리학적으로 이는 포모 증후군(FOMO, Fear Of Missing Out)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남들은 다 저 아이템으로 쉽게 돈을 버는 것 같은데, 나만 이 흐름에 뒤처져 손해를 보는 것 같다는 짙은 공포감. 바로 그 감정적인 동요가 데이터와 분석에 기반해야 할 이성적인 판단력을 마비시킵니다.
창업 시장에는 늘 매혹적인 '유행(Fad)'이 존재해 왔고, 우리는 수없이 그 유행이 지나간 씁쓸한 자리를 목격해 왔습니다. 과거를 한번 회상해볼까요?
2010년대 중반, 골목마다 우후죽순 들어섰던 '대왕 카스테라'
달콤한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았던 '벌집 아이스크림'
극강의 단맛으로 줄을 서게 만든 '흑당 버블티'
그리고 최근 창업 시장을 휩쓸었던 '탕후루'와 '마라탕'까지.
이 화려한 아이템들의 공통점은 명확합니다. 폭발적인 속도로 매장이 늘어났다가, 어느 순간 성장이 멈추거나 급격히 쇠락의 길을 걸었다는 점입니다.
가게 앞의 긴 줄, 그것은 '막차'의 신호입니다
예비창업자들은 눈에 많이 띄고, 언론과 SNS에서 연일 떠들어대고, 가게 앞에 길게 줄 선 모습을 보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나도 지금 빨리 저걸 해야 돈을 벌 텐데!"
당장 눈앞에 줄 서 있는 손님을 보며 오늘의 '매출'은 감으로 때려 맞출지 몰라도, 그 줄이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주기'를 과학적으로 계산하지는 못합니다.
제가 과거 7곳의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점포개발을 총괄하며 가장 경계했던 것이 바로 이 과열된 아이템이었습니다. 명심하십시오. 가게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면, 이미 늦은 것입니다. 남들이 다 뛰어들어 시장이 뜨거워졌을 때 진입하는 것은, 곧 막차를 타는 행위와 다름없습니다.
이 시기에는 상권 내 점포의 권리금마저 최고점 (High-point)에 달해 있습니다. 비싼 비용을 치르고 화려하게 오픈하지만, 정작 문을 열고 나면 유행의 거품이 빠지며 매출이 꺾이는 비극. 이것이 바로 주식 투자에서 흔히 말하는 '상투를 잡는 것'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자영업의 실패 공식입니다.
불꽃놀이인가, 모닥불인가?
이제 우리는 창업을 대하는 질문의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 "요즘 뭐가 뜹니까?" (X)
⭕ "이 아이템이 왜 떴으며, 이 인기가 얼마나 지속될 구조인가?" (O)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밤하늘을 잠시 화려하게 수놓고 사라지는 '반짝 불꽃놀이'가 아닙니다. 비바람이 불고 계절이 바뀌어도 은은하게 온기를 유지하며 버틸 수 있는 지속 가능한(Sustainable) 모닥불이어야 합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감, 남들이 하니까 나도 편승해 보려는 '한탕주의' 심리를 버리십시오. 내 자본과 노력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단단한 비즈니스 구조를 꼼꼼히 계산하고 기획하는 것. 그것이 험난한 창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감'이 아닌 '과학'으로 점포를 세우는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