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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옴느 Jan 19. 2024

경주마에서 마라토너로

여유가 불안으로 느껴진다면, 좋은 습관을 만들어 볼 기회


"왜, 그런 말 있잖아요, '젊을 때 고생해야 나이 들고 고생 안 한다'.

근데 지금은 그만큼 고생하는 것 같지 않아요.

이러다가 미래에 고생하면 어떡하죠?

지금 제가 다른 사람들보다 뒤처지고 있는 중이면 어떡해요?"


주니어인 내가 상사님한테 묻는다.

아무리 상사님이 잘한다, 잘한다 칭찬해도 늘 귀에 들어오지 않는 주니어들.

어딘가 일이 고되지 않고 여유로워서, 배부른 불안감이 자주 찾아온다.


상사님은 답한다.


"해봤으면 하는 것이 있어요. 좋은 습관을 만들어보세요.

대학생 때까지는 늘 앞에 놓인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왔죠? 경주마처럼.

하지만 그 이후, 사회에서는 그런 명확한 목표가 주어지지 않아요.

그리고 성장도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환경이 아니죠.

인생은 장기전이예요.

이제 스탠스를 경주마에서 마라토너로 바꿔야 해요."


"장기전에서 이기려면, 나만의 흔들리지 않는 무기가 있어야 하죠.

내 삶이 여유롭든, 여유가 없든, 이에 상관없이 유지해 나가는 습관이 장기전에서 승리하도록 할 거예요.

그게 운동이든, 독서이든, 무엇이든 상관없어요."


"좋은 습관은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아요.

오랜 기간이 소요돼요.

그러니 여유가 있는 현재를 기회로, 습관 형성에 도전해 보세요.

그게 인생을 멀리 봤을 때 다른 사람보다 앞서나갈 수 있는 방법입니다."




습관 형성?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참 쉽지 않다.

호기심이 참 많은 나는, 그 호기심이 채워지면 다음 먹거리를 찾아 떠난다.

그래서 꾸준히 무언가 깊게 파고드는 일, 그러니깐 '습관'이라는 개념은 퍽 고난도 과제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그것 역시 내가 못 가진 것 중 하나.

갖고 싶다. 해내고 싶다.



.

사실 작년부터 도전은 시작되었다. 테마는 독서.

인생 처음으로 독서를 즐겁게 느끼기 시작했지만, 습관이라고 하기에는 영 부족했다.

습관을 형성하려면 환경 설정(시스템 구축)이 잘 되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실패한 듯하다.

다행히 올해 초, 마음에 드는 환경을 구축했다.



독서 습관 형성을 위한 환경 설정 :

1. 인스타그램 삭제
나에게 있어 방해 요소인 인스타그램을 삭제했더니, 아무리 재밌는 영상 매체를 봐도 금방 질리기 때문에 시간이 남아돌았다. 결국 콘텐츠를 찾아 책을 집는다.

2. 독서에 집중할 수 있는 장소 선정
'블루도어북스'라는 조용한 책방이 있다. 그 공간에서의 경험이 너무 좋아, 내 집에도 작은 구석 그렇게 독서를 위한 공간을 만들자는 결심이 생겼다. 그러다가 발견한 한 빈티지 의자. 그렇게 거실 모퉁이에 스탠드와 작은 탁자, 의자, 그리고 담요를 놓으니 딱 맞는 나의 도서관이 되었다. 조용히 음악을 틀고 책을 펼치면 어느새 빠져들게 된다.

3. '독서' 행위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장치 마련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독서 타임]이라는 앱이 있다. 타이머 기능과 동일한데, 읽고 있는 책을 기입하고 그에 해당하는 타이머를 작동시켜 총 독서 시간을 기록할 수 있다. 큰 기능은 아니어도, 온전히 독서하는 시간으로 한정 짓는 역할을 아주 톡톡히 한다.

4. 독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선정
한 가지 아직 설정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바로 시간 선정이다. 책 [습관의 디테일]에 따르면, 행동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습관 형성의 핵심 포인트가 된다. 예를 들면, '샤워한 후 물 한 잔 마시기'처럼 '샤워'와 '물 마시기'의 행위를 연결 짓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나에게 맞는 독서와 연결 지을 특정 지점을 찾지 못했다.



또 하나 형성하고 싶은 습관이 있다.

바로 '글쓰기'.


이것 역시 습관이라고 하기엔 조금 어설프지만, 그나마 꾸준히 해온 행위이다.

그동안은 일상을 테마로 '네이버 블로그'에서 즐기고는 했다.

이제는 일상뿐만 아니라 전문 분야에 대한 글을 남기고 싶다.

너무 전문적인 글은 아니어도,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작은 지식과, 고민하며 해결해 가는 경험을 사람들에게 가볍게 공유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이 역시 너무 막연하고 막막하게 느껴져 제대로 도전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작년 말, 나에게 딱 맞는 무게의 테마를 찾았다.


바로 현재 브런치 매거진으로 잡은 주제이다.

1. 주니어 PM의 에세이
IT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며 겪는 고민과 성장, 작고 큰 경험담. 현재 회사의 최대 장점인 좋은 상사와 동료에게서 얻는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2. IT 기획자의 질문
호기심 많은 IT 기획자인 나. 어느 하나에 깊이 몰두하진 못하지만 그만큼 다방면으로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선다. 이 역시 장점이기도 하니, 자산으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비전공자 지인에게서 모르는 분야지만 흥미롭고 재밌다는 피드백을 듣고 최근 더 자신감이 생겼다!)


마음에 드는 테마가 생기니, 글 소재가 생각날 때마다 바로 기록하고 이를 글로 옮기는 것이 더욱 수월해졌다.

좋은 발전이다!





현생이 치열하면 치열한대로,

여유로우면 여유로운 대로,

모든 상황이 그저 불안하게 느껴지기만 하는 사회초년생, 주니어들에게.


특히나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로 인해서 더욱 불안해진다면, 그럴 때일수록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보자.

굳이 전문 분야가 아니어도 괜찮다.

내가 정말 즐거워하는 게 무엇인지, 그것부터 찾아가 보자.

그리고 운이 좋아 하나 찾게 되었다면, 이를 습관으로 만들고, 자산으로 만들어보자.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10번 그 이상의 도전에서 1개만이 살아남겠지.

습관이 되어가나 싶다가도, 또 휴식기를 갖게 되고, 다시 찾게 되고, 무한 반복일 것이다.

하지만 한 번 습관을 만든 경험이 생기면, 다른 습관을 만들어보는 것은 보다 더 쉬워질 것이다.


그리고 어느새 나의 습관들은, 나만의 뾰족한 무기가 되어있겠지.


이런 나의 다짐을 스스로 못 믿을 때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내가 신뢰하는 20년은 더 산 인생 선배가 보증해 준 경험담이니!






❊ 글에서 언급된 쏠쏠한 정보!


✧ 독서 환경 설정에 도움이 된 책방, [블루도어북스]


독서에 몰두하도록 도움이 된 장치, [독서 타임]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된 책, [습관의 디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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