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옴느 Mar 03. 2024

드디어 고객 발견을 향해

내가 설정한 남은 기간은 1달. 1달 동안 그간 이끌었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 마지막 과제는 UT였다. UT는 Usability Test(유용성 테스트)가 될 수도 있고, User Test(사용자 테스트)가 될 수도 있다. 이미 기능을 기획하고, 일부 구현한 APK가 있으니, 당연히 유용성 테스트를 목적으로 삼았다. 욕심을 더해서, 아직 미공개로 둔 부가 기능들이 고객에게 반응이 있는지의 검증까지 목적으로 두고자 하였다.

사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늘 바라던 방향성은 따로 있었다. 제발 고객 개발부터 해요! 우리 서비스가 보다 명확한 미션을 설정하고, 그에 맞는 핵심 기능을 기획하고 검증해 나아가며, 우리에게 맞는 고객을 개발해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스스로의 자신감이 부족하기도 했고, 시니어를 설득하지 못해, 계속 기능만 확장해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디자인도 하고, 개발도 부분적으로 오랜 시간을 걸쳐 구현하였다. 이 기간 동안 혼자 불안해하고 조금씩 지쳐갔던 것 같다.

하지만 웬걸, 오늘 UT 설계를 위한 미팅을 하는데 상사님이 드디어 미션 설정과 고객 개발에 대한 중요성을 공감하시며 추진하시는 것 아닌가! 그래서 계획한 Usability Test가 아닌, User Test 로서의 테스트 설계 방향으로 바뀌었다. 좋아!! 구체적인 방향성은 이렇다. 기존 미션을 유지한다. 우리의 미션은 다소 추상적이어서 측정하기도 어렵고, 사용자에게 전달하기도 애매했다. 그래서 계속 다른 방향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러지 말고, 기존 미션은 유지하되 사용자에게 친근하고 명확한 지금의 핵심 기능부터 제공하자. 후킹을 목적으로. 그다음, 이 기능을 애용하는 사용자 유형을 도출하고, 정성적 리서치를 기반으로 미션 아래 이들의 니즈를 파악하자. 그러한 니즈를 기반으로 부가 기능을 기획하자. 이 부가 기능이 언젠가 메인 기능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상사님과 요즘 PM 공부를 목적으로 책 '인스파이어드'를 읽는다. 책을 읽으며 나의 프로젝트를 돌아보게 되었다. 상사님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1. 일 잘하는 제품관리팀은 고객에 대한 전문가이다.

→ 우리 팀은 거리가 멀었다. 남은 1달이라도 고객을 향해 나아갈 수 있어서 행복하다.

2. 일 잘하는 제품관리팀은 12명 이내로 서로 모니터가 보일 정도로 가까이 함께 협력한다.

→ 재택의 단점. 정례 미팅을 제외하면 나는 늘 혼자인 기분이 들었고, 심지어 엔지니어는 베트남에 있어 늘 온라인으로만 협업했다. 1달 뒤, 과연 이런 환경에 변화가 있을까? 빠르게 결과를 보고 개선하고 성과를 내고 싶은데, 이런 환경으로 인해 계속 지체된다면, 난 결국 퇴사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3. 제품관리팀은 용병팀이 아닌 미션팀이다.

→ 미션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문제점을 찾고 해결해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미션은 비단 이용자 관점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의 성과 역시 고려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회사 자체의 미션은 부재했다. 그래서 본 프로덕트를 넘어 어느 방향으로 확장을 고려해야 하는지가 참 어려웠다. 다행인 점은 재정난이 온 현시점,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경영진이 치열하게 논의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안의 상황은 잘 모르겠다만, 적어도 문제를 인식하고 고민하고 있음에 다행이다. 내일 결과를 공유해 주신다고 했는데, 과연 어떨지..! 그럼에도 프로덕트의 미션은 다시 같은 이해 선상으로 팀원과 맞추고, 분명히 하게 되어 행복하다.

이런 거 보면 나 엄청 서비스 성공시키고 싶어 하는데.. 실력 있고 전담 100% 가능한 엔지니어가 팀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