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이 어떻게 나왔든 간에 제품 아이디어를 고객에게 전달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세계적으로 훌륭한 비전이라고 하더라도 무용지물이다. 일을 마무리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검증된 제품 리더가 꼭 필요하다."
"제품 리더는 회사에 영감과 동기부여를 불어놓으며,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책 '인스파이어드'
프로젝트에 적용할 User Test를 설계하기 위한 공부 차원에서 책 '인스파이어드'를 더 열심히 읽는 중이다. 첫 번째 인용구의 말은 언제 들어도 참 찝찝하게 만든다. 괜히 명확한 출시가 아닌 테스트를 마지막으로 퇴사를 한다는 내 결심에 죄책감을 묻게 한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이 프로젝트에 적합한 환경 구축을 지원해 주지 않는걸? 개발자도 지원을 안 해주잖아.
그리고 곧 두 번째 인용구와 같은 메시지를 만난다. 적합한 환경 구축을 위해 회사를 설득해야 하는 건 제품 리더의 몫이구나. 이에 대한 사례로 책에는 어도비 레아 힉맨의 이야기가 나온다. 레아는 기존 라이선스 모델의 크리에이티브 스위트 제품을 구독 모델의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로 전환했다. 그 성과로 어도비는 이전보다 세 배 이상의 시가 총액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레아의 전환 제안은 재무, 법무, 마케팅, 영업, 기술, 고객의 감정, 모든 것에 영향을 미쳤기에 위험 부담이 매우 컸다. 당연히 회사는 이를 처음부터 달갑게 볼 수 없었다. 이들을 설득하고 프로젝트의 환경 지원을 받기 위해, 레아는 회사에 비전을 먼저 분명히 제시한다. 그 과정에서 CTO와 새로운 제품의 힘을 보여 주는 멋진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지속적인 설명회와 캠페인을 진행한다. 그렇게 제품을 이끌고 멋지게 성공시켰다.
회사를 다니며 이 프로젝트를 이끈 그 오랜 기간 동안 나는 회사가 지원을 안 해준다며 그저 투정을 부린 걸까? 비전은 당연히 회사에서 나에게 제시해 주는 것이라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것이 정답은 아니었던 듯하다. 다시금 목표를 세운다. 지금까지 우리 팀은 제품 기획을 했다. 그리고 스케일은 컸지만 이에 대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이를 가지고 UT를 통해 고객 발견을 하고, 그에 대한 결과로 제품 발견을 할 것이다. 발견한 제품의 가치로 회사를 설득해 봐야겠다. 회사에 얼마큼의/어떤 성과를 제공하며 제품을 성공시킬 테니, 최소한의 환경을 지원해달라고 말이다. 물론 설득에 실패할 수 있다. 그러면 그것이야말로 이 회사에서의 나의 일의 마무리라고 볼 것이다. 찝찝한 마음 없이 후련하게 나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