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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moiyaru Jun 17. 2022

결혼할 상대는 과연 따로 있을까?

요즘 나의 인생 키워드 중 하나는 '결혼'이다.


주변에 결혼을 하는 친구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는 것도 그렇고, 나 스스로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불안감이 있는 연애보다는 안정감을 주는 결혼의 필요성을 조금씩 느껴가고 있기 때문이다. 관심도 없을 때에는 남이사 결혼을 하든말든 사실 상관이 없었다.


얼마나 결혼에 대해 생각이 없었으면, 나는 결혼을 안 할 거라 회사 사람들의 결혼식도 웬만큼 친하지 않으면 다 안 갔다. 안면이 있으니까 가준다? 어차피 나는 저 사람을 초대할 일이 없는데 굳이? 하는 심정이었다.

조금 사회성이 떨어져 보일 수 있겠지만, 이런 삶을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결혼한 사람들의 이야기 따위는 안중에 있을 리가 만무했다. 오히려 부부싸움이나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유부남, 유부녀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면 귀찮기 그지없었다. 솔로들도 솔로 나름대로 고민이 많고 스트레스를 받는데 유부남, 유부녀들은 자신들의 고민이 세상 최고의 고민인 듯한 태도로 이야기를 할 때가 많았다. 게다가 본인들이 한 선택에 대해서 저런 말을 해서 남는 게 뭐지?라는 생각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렇다. 나는 상대를 배려해줄 만큼 성숙하지 못했고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기 급급한 사람이었다.


그러던 나에게 최근에는 '결혼'이라는 제도가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마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시점에 불을 지핀 것은 '홍현희 & 제이쓴 부부'와의 만남일 것이다. (여기서 만남이라는 건 실제로 만난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그들 부부를 알게 되었다 뜻)


하도 회사나 사회에서 결혼한 사람들이 자신의 결혼 상대를 비난하고 헐뜯거나 무시하는 식의 발언들을 자주 듣다 보니,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굉장한 회의심을 갖고 있던 나였다. (아직도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듯이 하는 결혼이라면 안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렇지만, 홍현희 제이쓴 부부를 보고 있노라니 서로가 서로의 퍼즐이 되어 부족한 점을 메워 주고 하나의 완벽한 퍼즐로 완성되는 것이 저런 것이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그들도 완벽한 사람이 아니고, 완벽한 부부의 모습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저 내 눈에는 좋아 보였다. 내가 결혼 후 나의 삶을 선택할 수 있다면 딱 저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부부였다. 나와 나의 반려자에게는 아마도 그들 부부와는 조금은 다른 소통방식과 취향이 생기기야 하겠지만 전체적인 그림체라고나 할까 살아가는 이미지는 저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하는 롤모델이 생긴 것이다.


저런 모습이 '결혼'이라는 것이라면 해보고 싶어졌다.


이렇게 생각이 바뀌고 나니까 요즘은 결혼을 한 친구들이나 할 예정인 친구들에게 질문폭탄을 던지고 있다. '결혼할 상대는 무언가 다르다던데, 맞아?', '둘은 어떻게 만났어? 언제부터 결혼할 거 같다고 느꼈어?', '결혼하고 나서는 어때? 달라진 게 있어?' 등등 수많은 물음표들이 생겨났다.


그렇게 주변 친구들에게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듣는 와중에 캐치한 사실이 하나 있다.

결혼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 친구들의 입에서는 비슷한 답변들이 나온다는 사실이었다.


"그냥, 이 사람보다 더 좋은 사람은 못 만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 사람이랑 있을 때는 과거 연인들과는 다르게 내 모습 그대로 있어도 싸울 일이 없었어"
"이 사람과 있을 땐 마음이 참 편하고 같이 있으면 사소한 것들도 다 즐거워"

"이 사람이 나를 쳐다보는 눈빛과 하는 행동만 봐도 사랑받는다는 게 느껴져"


지난 연인들과는 이런저런 일로 많이 다투고 상처도 받았던 친구들의 입에서 결혼할 상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땐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말투와 표정에서부터 행복감이 뚝뚝 묻어져 나왔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듣는 나까지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자신의 든든한 반려자를 칮은 친구들의 행복을 온전히 기뻐할 수 있고 축하해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고 행복하다.


나도 친구들이 해준 말들과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아직은 친구들이 말했던 감정들을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것을 보면, 내 짝을 못 만난 것이 틀림없다. 나의 짝은 언제쯤 내 눈앞에 나타나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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