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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moiyaru Jun 17. 2022

누가 남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최근 나와 만났던 사람이 내가 알던 지인과 사귀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와 만날 때에는 굉장히 이성적이고 차갑기만 했던 사람이 새롭게 사귀게 된 지인에게는 굉장히 따듯한 사람처럼 대한다는 사실을 듣고 처음으로 든 감정은 '분노'였다.

나를 함부로 대하던 사람이 타인에게는 친절하다? 결국 과거의 그 사람의 행동은 나를 무시했던 거라는 생각이 명확해지니 가슴속에서부터 화가 났다. 심지어 모든 걸 가진 듯이 지금 행복해하고 있을 그 사람의 모습을 상상하니 소름이 끼치기도 했고, 분노가 치밀었다.

분노는 나에게 굉장히 안 좋은 감정임에 틀림없다.

나를 갉아먹고, 나를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들게 만들고, 나의 좋은 에너지와 기운을 앗아간다. 실제로 나는 그 사람을 겪는 동안 나의 좋은 에너지들을 착취당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은 혼자서 다시 나의 좋은 기운을 채워 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깨끗하게 바꾸어 나가다 보니 새로운 사실이 떠오르게 되었다.

만약에 말이다.

만약, 나 또한 그 사람의 친구와 의도치 않게 여차 저차 하여 좋은 관계로 발전이 되었다고 한다면, 나는 그 사람을 미워하거나 경멸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지금은 내가 그렇지 않은 상황이기에 그 사람을 마음껏 비난할 수 있지만 만약 나도 그런 상황에 닥치게 된다면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원초적 질문이었다.

그럴 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에 맞춰 행동할 것이다. 그 사람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 누구도 그 사람의 인생을 선택을 비난할 수 없는 것이었다. 물론 당하는 입장에서야 화가 나고 분노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뀔 것은 없다.

과연, 어느 누가 남에게 당당하게 돌을 던질 수 있을 것인가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리고 분노하던 마음도 누그러졌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물론, 윤리적인 관점에서 주변인에게 상처가 되거나 문제가 될만한 일을 굳이 할 이유도 할 필요는 없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안 한다고 해서 남들도 다 안 하는 것이 아니기에 그런 일을 하나하나 따지고 들어가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제명에 못 살 것 같다.

어느 정도는 그냥 못 본 척, 못 들은 척을 하고 지나가는 지혜도 필요한 것 같다.

내가 편안해지기 위해. 내가 잘살기 위해 말이다.

이로 인해 나는 위에서 언급한 사람을 비난하는 행위를 이제 멈추겠지만, 앞으로 굳이 연을 이어가진 않을 것이다. 그러고 싶진 않다. 나는 최소한의 윤리와 믿음이 바탕이 되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만을 곁에 두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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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oiyaru 소속 직업 에세이스트

격렬하게 고민하는 인생길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솔직한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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