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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moiyaru Mar 12. 2022

예상치 못한 연애의 시작

연애에 대한 경험이 많아진 30대가 되고서부터는 연애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이별을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유독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의 예민한 성향적인 부분 때문일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고통'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힘들게 만드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알아보고 준비하는 작업에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이런 성격 때문에 연애에 있어서도 여러 번 '이별'이라는 고통을 겪어보고 난 후, 이제는 애초에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는 일이나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


어디 사람 마음이 노력한다고 되겠냐만은, 그럼에도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확실하지 않은 애매모호한 감정상태에서 시작되는 연애만큼은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다. (이게 잘한 일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와 마음이 맞는 상대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일 자체도 어려운 일인데 어렵게 만난 그런 사람과 만난 이후 겪게 되는 이별이라 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다. 그런 고통을 겪어보고 난 이후에는 '이별'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고통스럽기에 지금의 나는 연애 자체를 겁내고 있다. 새로운 사랑의 시작이 주는 설렘과 행복보다도 사랑 후 다가올 이별에 대한 공포에 더 겁을 내고 있던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사랑을 해보려고 제대로 노력하지도 않았고, 진정으로 마음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나눌 줄 모르는 어른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두려움을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것이라고 들었다. 우리가 만약 스카이다이빙을 하러 가서 두려워 멈칫하기만 하다 뛰어내려보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를 해버린다면 뛰어내려 본 사람만이 맞이할 수 있는 황홀한 풍경과 그때만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들을 죽을 때까지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포기를 해버리는 것 또한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는 있겠지만, 내가 더 이상 관계의 시작에 있어 두려워만 하지 않고 그 공포심을 이겨내고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하려면 이제는 피할 때가 아닌 마주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따라서, 또다시 상처를 입게 될까 봐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것이 두려운 나에게 이 글을 통해 해주고 싶은 말은, 용기를 내서 이 상황을 직면해보자는 것이다.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모를 그곳으로 용기를 내서 있는 힘껏 뛰어내려 보자. 내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하고 용감한 나 자신을 믿어 보자. 그 용감한 도전은 결국 하늘이 알아서 그만큼 값진 결과로 되돌려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믿고 두려움에 맞서 발을 내디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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